대우조선 여신 '고정이하'로 떨어질 가능성...금융사 재무안정성 저하
금융사 추가지원 시 익스포져 커져...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뉴스핌=허정인 기자]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익스포져를 보유한 금융회사들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보고 해당 금융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의 여신 건전성이 ‘고정이하’로 조정될 경우 금융사들의 충당금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특히 당국이 추진 중인 대우조선 추가 지원에 시중은행이 참여할 경우 이들 금융사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도한 천연가스추진방식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 |
나이스신평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면서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건전성 분류가 ‘고정이하’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의 여신건전성은 현재 ‘요주의’로 분류돼 있다.
나이스신평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선박건조계약이 파기되고 선주는 선수금환급보증(RG)를 제공한 금융회사에 선수금반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며 “선수금반환이 현실화될 경우 RG는 대출채권으로 전환된다. 은행은 충당금적립률을 높여야 하고 보험사와 증권사는 유가증권의 현금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3월 10일 기준 금융사들이 보유한 대우조선의 익스포져 규모는 21조40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은행은 대출채권 및 RG 형태로, 보험사 및 증권사는 주로 유가증권 형태로 보유 중이다.
나이스신평은 “가장 많은 익스포져를 보유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충당금 부담이 크게 증가하겠으나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면서도 “다만 수은의 경우 익스포져 규모가 11조3000억원으로 2016년 말 자기자본(1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어서 재무적으로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농협은행 역시 특수은행 특성 상 재무안전성이 저하되더라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다만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농협은행의 코코본드는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하고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에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경우 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 익스포져 규모가 비교적 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재무안정성 저하 정도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추가지원에 시중은행이 참여할 경우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지방은행에 대해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대우조선과 관련된 협력업체 중소기업들을 차주로 많이 보유하고 있어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사와 증권사에 대해선 “회사가 추가 부실화될 시 보유 유가증권을 온전히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동부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2016년 순이익 규모 대비 익스포져가 비교적 커서 신용등급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