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샘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어느 봄날...학생들은 이불을 몸에 덮은 채 서울대 시흥캠퍼스 설립 반대를 주장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 서울대 학생들은 점거 농성이 해제된 다음날 본관 건물 앞에 대형 천막을 설치했다. |
[뉴스핌=김학선 기자] 시흥캠퍼스 건립에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무려 153일만인 지난 토요일 학교 측의 강제해산 조치로 끝이 났다.
하지만 점거 농성을 진행해 온 서울대 학생들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반발하며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시흥캠퍼스 조성 반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고 '지성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서울대의 갈등해결 방식은 지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점거 농성이 해제되던 날 학생들은 분말 소화기를 발사했고, 학교 측은 소화전의 물을 분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과 학생 수명은 부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 '대학신문' 창간 65년만에 1면 백지로 항의 표시 |
교내를 돌아보며 어렵지 않게 시흥캠퍼스 건립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찾아볼 수 있다. 학생들은 서울대가 시흥시와 맺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은 소통없이 진행된 절차이며 '대학의 기업화'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학교 측은 "세계화에 대비하려면 관악캠퍼스 부지 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본관 건물 앞에는 사무용 집기와 쓰레기 등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다. 긴박했던 그날의 상황이 어땠을 지 가늠케 한다.
'숨은 주권 찾기'란 글귀가 눈에 띈다. 서울대생들은 학생의 권리를 찾기 위해 153일 동안... 아니 지금도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학생들은 서울대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학교의 주인이 학생임은 명백하다. 힘으로 학생을 억압하는 학교... 그 누구도 다니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학교가 이제는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설 때이다.
서울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더 늦기전에 우리나라의 대표 국립대학으로서 역할과 책무를 기대해본다.
오늘도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은 할말이 많다.
[뉴스핌 Newspim]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