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00만 중국 관광객의 70%가 여행사 이용
"1~2달 후 영향 본격화"..신생 면세점 '초비상'
[뉴스핌=함지현 한태희 기자]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보복조치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관광객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면세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사드) <사진=블룸버그통신> |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단체여행객에 이어 자유여행객마저 옥죄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한 국내 면세점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면세점의 전체 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70%를 넘어선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806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의 약 47% 규모다.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사 통계를 종합하면 이 중 약 85%(685만명)가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오며,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한 단체여행객은 40%(274만명)고, 자유여행객은 60%(411만명)다.
이들로 인해 발생한 면세점 매출은 약 6조원 가량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 중 외국인 매출은 연 8조7000억원으로, 이 중 약 70%가 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발생하는 셈이다. 단순 산술로만 본다면 단체 관광객이 원천봉쇄될 경우 2조4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자유 여행객 중 여행사를 이용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임을 감안하면 1조8000억원의 추가 피해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HDC신라나 신세계, 한화 등 신규면세점들에 우선적으로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인 관광객 중 단체의 비중이 90%에 육박해서다.
롯데나 신라면세점 등 상위권 업체나 자유 관광객이 많은 동대문 상권에 자리잡은 두타면세점의 경우 단체와 개별 관광객 비중이 5:5에서 6:4정도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계속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이어지면서 반한 감정이 커질 경우 자유 관광객의 수 마저 줄어들 수도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영향은 없지만 현재 상황이 관광 예약에 반영되는 한두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피해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단체 관광을 제재하는 경우를 대비해 개별 관광객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된 조치로 인해 반한 감정이 본격화된다면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소·중견 면세점 운영사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상황이 180도 변할 수 있어서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을 원천봉쇄하면 면세점으로서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SM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을 찾는 방문객이 줄었다는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피해액 등을 집계하기엔 시기가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큰 타격이 없었지만 이번엔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기업 입장에선 정부간 벌어진 일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 지역 여행사들에게 구두로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판매 중단을 지시했으며, 곧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