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놓고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주가는 폭발적인 상승 열기를 토해냈다.
뉴욕증시가 최고치 기록 경신을 재개한 한편 채권시장은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적극 반영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03.31포인트(1.46%) 랠리하며 2만1115.55에 거래, 사상 처음으로 2만1000선을 돌파했다.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2.32포인트(1.37%) 오른 2395.96에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도 78.59포인트(1.35%) 뛴 5904.03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3대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한편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일 기준 지난해 7일 이후 최대 상승을 나타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과 관련,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알맹이가 빠진 발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세금 인하부터 인프라 투자까지 의회의 승인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및 시행 시점 등 시장이 기대했던 세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대해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고 평가하고, 이는 주요 정책의 의회 승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한다고 판단했다.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와 달리 주가는 강한 상승세로 출발, 마감까지 고점을 높이는 뒷심을 발휘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금융 섹터가 주요 지수 상승에 크게 힘을 실었다.
이튼 반체의 에디 퍼킨 최고주식투자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유포리아를 외치지만 실상 그만한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마지못해 매입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완다의 크레이그 엘람 애널리스트는 “대통령 선거 이후 투자자들은 정책보다 크게 앞서 나갔고, 이날 주가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제시했던 2300에서 2450으로 대폭 높여 잡았다.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심리가 추가 상승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여름을 전후로 주가 흐름이 롤러코스터를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와 달러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적극 반영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bp 오른 2.46%에 거래됐고,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0.8%와 0.3% 상승했다.
마이크 오루크 존스 트레이딩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준 정책자들이 연이어 조기 금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달 금리인상 기대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달러화의 상승 요인”이라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2월 제조업 지표가 57.7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56.5을 웃돌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상무부가 내놓은 1월 건설 지출은 1.0% 감소해 0.6%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2% 이상 오른 가운데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가 각각 3% 내외로 뛰었다. 애플이 2.2% 상승했고, 페이스북이 1.4% 상승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1.8% 올랐고, 포드도 1.4% 동반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