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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에서는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사진=KBS> |
'한국인의 밥상' 우리 맛의 유전자 메주…기장 미역 설치국·임금님의 어육장·담북장·김치장떡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16일 저녁 7시30분 ‘몸이 먼저 반응한다-우리 맛의 유전자 메주’ 편을 방송한다.
겨우내 볕이 잘 드는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려 바람을 맞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쿰쿰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던 메주. 지금은 보기 힘든 풍경이 되어 추억의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메주는 여전히 된장과 간장으로 오래도록 우리의 밥상을 지켜왔다.
이날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맛, 몸이 먼저 반응하는 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그리운 고향의 맛, 태백 탈북민 허진 씨의 된장
태백 절골에 사는 허진씨는 올해로 탈북한 지 10년째가 되는 새터민이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한 그녀이지만,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 어머니의 장맛이다.
맛있게 담근 된장만 있으면 어떠한 요리도 자신 있다는 허진 씨는 어릴 때부터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했다는 돼지껍질 묵, 돼지 피로 만든 피밥, 피밥과 찰떡궁합인 토장국 등 그리움의 맛을 가득 담은 밥상을 차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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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에서는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사진=KBS> |
◆부산 기장, 미역과 된장의 만남
요즘 부산 기장 대변항은 미역이 한창 물이 올랐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부산 기장의 바다는 미역이 성장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미역양식을 하고 있는 최일천 씨 부부도 요즘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일천 씨 부부는 미역이 많이 나오는 바닷가 마을에서 자주 만들어 먹는다는 설치국을 점심으로 준비했다. 데친 콩나물과 생미역을 먹기 좋게 썰어 넣고 차갑게 냉국처럼 마신다는 설치국에 된장은 빠질 수 없는 재료. 최일천 씨는 이열치열, 요즘처럼 추운 날은 시원한 설치국 한 그릇이면 속이 풀린다고 말한다.
장군 기룡리에 사는 이탄실 씨는 다시마 가루를 사용해 특별한 된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된장으로 김치장떡, 빡빡된장, 청경채 무침 등 기장 바다만큼이나 깊고 풍요로운 밥상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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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에서는우리의 맛 메주, 구수한 장으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사진=KBS> |
◆궁중장고를 재현하다? 임금님의 어육장
우리의 조상들은 언제부터 장을 먹었을까. '삼국사기'에는 683년(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을 때의 폐백품목으로 간장과 된장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에 이미 장류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권기옥 씨는 오늘날에도 우리의 전통장을 지켜오고 있다. 4대째 궁중장을 만들고 있다는 권기옥 씨는 흥선대원군과 친분이 있었던 증외조부 덕분에 조선왕실, 사대부가의 음식과 장을 전수받을 수 있었고 한다.
다양한 궁중장 중에서도 어육장은 소고기, 닭고기, 흰 살 생선인 병어, 민어, 전복, 두부 등 육해공의 귀한 재료를 메주와 함께 넣고 발효시키는 장이다. 어육 된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어육의 맛있는 성분이 그대로 배어나와 깊고 진한 맛을 낸다. 또 어육간장을 사용해 나박김치처럼 만드는 궁중장김치도 별미이다. 대를 이어 지켜온 뿌리 깊은 장 맛을 함께 들여다본다.
◆햇장이 만들어지기 전 만드는 담북장
경기도 안성의 한 시골 마을. 설이 빨랐던 올해, 장을 담그고도 메주를 몇 개 남겨둔 이유는 바로 담북장을 담그기 위해서이다. 매년 정월달이 되면 햇장을 담그기 전 전년도에 담가두었던 된장이 똑 떨어지게 되는데 그때 담가먹었던 장이 담북장이다.
담북장을 담글 때는 간장이 중요하다는 박금자 씨는 집안의 보물인 씨간장을 신주단지 모시듯 모신다. 메주를 곱게 빻아 가루를 내고 짜지 않게 간을 한다. 그리고 따뜻한 집안에 열흘간 두고 익히면 맛있는 담북장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담북장은 어떠한 재료와 요리를 해도 잘 어울린다.
잘 손질한 고등어와 시래기를 함께 조린 고등어 담북장조림, 돼지고기에 담북장을 버무려 석쇠에 구워낸 담북장고기구이, 푹 끓인 소고기를 잘게 찢어 담북장을 넣고 버무린 뜨끈한 장국밥까지 풍성한 밥상을 ‘한국인의 밥상’에서 소개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