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포함 상호 이해 증진에 공조할 것"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고 양국의 이해를 서로 증진시키는 우호적인 관계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틀간의 회담을 시작한 양국 정상은 백악관에서 면담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군사적 측면의 공조부터 무역까지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이날 오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상호 공통적인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출처=AP> |
양국 정상은 상호 이해와 관련, 북한의 핵무기 위협 및 중국의 남중국해 세력 확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무역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그는 “보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방향으로 새로운 무역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기업들이 미국의 인프라 건설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미국의 일자리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의지를 크게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미 상공회의소에서 연설을 가진 아베 총리는 친미 외교를 구축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이어 주요국 정상 가운데 두 번째로 백악관을 방문한 그는 일본의 대중 관계 및 경제적 입지 강화를 위해 미국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지도자급 차원에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굳게 다질 수 있기를 원한다”며 “아울러 일본 국민과 전세계에 미국과 일본의 흔들리지 않는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측도 아베 총리와 회동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워싱턴 정치권은 양국 정상의 회담을 놓고 ‘사치스러운’ 만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함께 일본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무역 정책 및 통화 평가절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어 아베 총리에게 베푸는 호화로운 대접이 뜻밖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양측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과 아시아 정세에 대한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이번 골프 회동을 중국이 예의주시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방문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원 차이나’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과거를 뒤돌아 볼 때 미국과 일본은 서로 제로섬 게임의 덫에 걸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양국이 상호 논의를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제로섬 통로를 찾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일본 정책자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환율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상품 무역에서만 미국은 일본에 대해 690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의 적자에 해당한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이번 회동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을 일정 부분 진정시키는 성과를 목표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얘기다.
한편 워싱턴의 싱크탱크로 통하는 허드슨 연구소의 케네스 와인스타인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다른 주요국 정상들과 달리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아젠다가 미국의 이해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군사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강력한 친화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