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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왕 중국인' 옛말, 이제는 빚내서 소비한다

기사입력 : 2017년02월10일 08:42

최종수정 : 2017년08월11일 09:41

젊은층 중심 소비성향 높아져 소비금융시장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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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원 기자] ‘글로벌 저축왕’이라 불렸던 중국인이 빚내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소비금융시장이 폭발적인 성장기회를 맞았다. 중국인의 저축성향이 약화되는 한편,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젊은소비자 중심의 시장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과거 중국인은 버는 족족 저축하는 습관 탓에 “세계가 살 길은 미국이 저축하고 중국이 소비하는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 중국의 저축률은 2010년까지 50% 이상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도 여전히 40%대 수준을 기록하며 세계 평균치를 대폭 상회했다.

하지만 근 몇년간 저축률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중국인의 저축성향이 약화되고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빚을 내 소비’하는 개념의 소비금융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개인소비지출 추정규모는 31조위안(약 51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금융 시장규모는 전년동기대비 19%가 성장한 23조위안(약 3850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의 소비금융시장이 급부상한 또 다른 이유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모순에 감춰졌던 잠재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의 전통금융업은 정부의 과도한 보호 하에서 이익을 보장받았고 국영·대기업 대출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대학생 및 블루칼라계층 등이 소외됐는데 이들의 다양한 금융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층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중국 대학생 수는 365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2016년 대학생 소비시장은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한 4520억위안(약 76조원)을 기록, 방대한 시장을 형성했다.

중국 젊은소비자의 경우,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기 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 중노년층 대비 돈을 빌리는 데 거리낌이 없다. 또한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선호소비품은 디지털전자제품, 여행, 명품, 교육서비스 등으로 가격대가 높아 잠재수요가 높다.

중국 유력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30세 이하 1인당 가처분소득 분포 비중이 가장 높은 구간은 2001위안이상(약 34만원) 4000위안이하(약 67만원)로 32.2%를 기록했다. 반면 8000위안이상(약 134만원) 15000위안이하(751만원) 고소득 비중은 8.5%대에 머물렀다.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업계 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중국 내 중노년층이 전자상거래나 모바일결제 등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는 것과 달리 젊은소비자는 거리낌이 없다”며 “빚을 내서 소비하는 개념에도 상대적으로 익숙한 편”이라고 밝혔다. 아이미디어리서치가 중국 18세 이상 30세 이하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할부구매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중은 68.2%를 기록했으며 ‘경험은 없지만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1.1%에 달했다.

한편 세부시장별 대출비중의 뚜렷한 변화는 ‘소비금융’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변화를 보여줘 이목을 끈다.

2010년까지만해도 중국 소비금융 시장 내 부동산대출 비중은 82.5%를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최근 몇년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할부대출 비중도 2010년 3.4%에서 2016년 2%대로 줄어들며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신용카드결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비금융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중국의 신용카드결제 비중은 16%로 6년전 대비 2.7배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과거 중국인이 집이나 자동차 등 지출부담이 큰 경우에만 대출수단을 고려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신용카드결제 등을 통해 전자제품, 식품, 패션잡화, 교육·여행 등 다양한 소비활동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향후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비금융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내수시장은 한층 빠른 속도로 팽창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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