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다양한 재난보장 상품 출시 및 위험관리 능력 길러야"
[뉴스핌=이지현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진·화재보험 등 재난보험에 있어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진 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주최로 열린 '지진보험 및 전통시장 화재보험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지진위험과 전통시장 화재 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가재보험 도입 등 획기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진이나 전통시장 화재위험은 발생빈도는 낮지만 피해심도가 높은 거대위험이어서 민영 보험사만을 통해 위험을 전가하기에는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거나 안정적 운영이 곤란하다한 특성이 있다는 것.
진 원장은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손보사가 모집한 지진보험 계약 전부를 일본 지진재보험회사가 인수하고, 이중 약 70% 내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재보험으로 인수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과 같은 거대 위험에 있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재난보험의 최종적 책임에 있어서는 정부 차원에서 분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보험사의 노력도 당부했다. 진 원장은 "지진은 이제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라면서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일부 보험사들에서 지진보험 판매 중단 움직임을 보였는데, 위험평가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면서 민간 사회안전망의 주축인 보험사들이 보험가입 신청을 거절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지진이나 전통시장 화재를 보장하는 보험은 다른 위험들과 함께 보장받는 형태로만 판매돼 왔다"면서 "지진·화재 위험만 분리해 보장하거나 면책기간 설정 등 개별 위험에 특화된 보험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보험회사가 스스로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고 적정한 보험요율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해외 지진 발생 현황 등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보험사의 요율 산출 능력을 높이는 등 거대위험을 보장하는 역량을 키운다면 보험업계가 양적·질적 측면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보상절차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발생시 신속한 사고조사와 보험금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상절차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이를 위해 재난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보험업계 공동 대응요령을 만들고, 보험금 청구 프로세스를 안내하는 표준안내장을 마련·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보험산업이 재난위험에 대응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한다"면서 "제시된 해법 중 실현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적극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