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차례 만남 가진 것으로 확인
삼성, 독대 이후 박 대통령 요구 들어줘
[뉴스핌=김규희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최 씨를 지원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뇌물죄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이 부회장이 부인하는 대가성은 결국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독대 후 삼성 경영상의 변화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독대 후, 삼성 경영 변화 및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 등은 매우 선명하다는 게 특검 안팎의 시각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총 3번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첫 독대는 2014년 9월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 끝나고 이재용 부회장을 불렀다.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승마 유망주 지원을 요청했다.
둘의 독대 자리가 있은 후 그해 11월 삼성과 한화 사이에 빅딜이 이뤄졌다. 삼성은 화학과 방산기업 4개 계열사를 한화 측에 넘겼다. 2조원 규모의 빅딜이었지만 정부의 승인은 금방 떨어졌다. 한화는 수년간 맡았던 승마협회 회장사 자격을 2014년 말 삼성에게 넘겼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2015년 3월 승마협회장에 취임했다. 삼성은 ‘승마유망주’이자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같은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결의 공시가 났고, 7월 국민연금은 삼성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두 번째 독대는 2015년 7월에 이뤄졌다. 7월 25일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크게 질타했다. 첫 독대 이후 10개월 동안 삼성의 승마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독대 당시 박 대통령의 말씀자료에는 ‘이번 정부에서 삼성 후계승계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 독대가 끝나자 다음날 그룹 대책회의를 열었다.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독일로 보냈다. 그리고 삼성은 8월 26일 최순실 씨의 코레스포츠와 220억 원대의 지원계약을 맺었다.
세 번째 독대는 지난해 2월 15일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기획서를 건넸다. 9억원을 지원하라는 말과 함께였다.
특검은 당시 박 대통령이 건넨 기획서는 장 씨가 직접 작성해 최순실 씨에게 보냈던 것이라 밝혔다. 기획서를 건네받은 최 씨는 청와대에 전달했고, 박 대통령이 이를 이 부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이 같은 의혹들을 집충 추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과 김재열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이미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