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물가 상승으로 대형가치주 대응…IT·금융·지배구조 이슈株 관심"
[뉴스핌=우수연 이광수 기자] 올해 코스피는 역대 사상최고치(2231.47)을 넘을 수 있을까. 일단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2017년 코스피 지수가 지난 5년간 이어진 박스권(1800~2200)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2일 뉴스핌이 16개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밴드(예상 등락 범위, 그림 참조)를 조사한 결과, 평균 값이 하단 1910포인트, 상단 2239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그동안의 코스피 박스권 상단을 다소 웃도는 수치다.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곳은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2350포인트)였다. 반면, 가장 보수적인 하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1800포인트)였다.
◆ 약달러·순익 100조원 시대…코스피 강세장 견인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내 기대인플레 상승과 투자증대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며 "앞선 한국 증시의 두차례 강세장은 약달러가 견인해왔고, 2017년 기대되는 강세장도 약달러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약세의 근거로 미국 정부의 지출이 늘고 기업투자가 확대될 경우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이 빠르게 확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위 말하는 쌍둥이 적자(재정적자+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된다면 달러화 지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100조원을 돌파하며 증가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강세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2017년) 코스피 상장기업 순이익을 전년보다 12조원 증가한 114조원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은 매출보다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는 4년 늦게 시작했지만 최근 구조조정으로 인해 미국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수출이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우상향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성장률 회복과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최종재 가격 상승은 한국 수출경기 호전을 이끌 것"이라며 "2017년에는 수출 단가 회복이 두드러지면서, 수출 물량도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반영한 완만한 회복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수출액이 늘어날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수출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익도 증가하고 코스피 역시 우상향하게 된다는 그림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선진국 경기선행지수와 중국 선행지수도 반등하고 있으며 급락했던 유가의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한국 수출 증가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가치·대형주 선호…IT·금융·지배구조 이슈株 주목
스타일별로는 가치주 및 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주를 이뤘다. 보통 미국 금리 인상이나 이로 인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를 때는 주식시장 할인율도 상승해 성장보다는 가치 스타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며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가치 스타일에 긍정적인데,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관점에서 국내 증시의 특성을 반영한 가치주를 찾아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내 시장에 특정된 가치주란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부터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 지주사의 기준이 바뀌면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세제혜택을 받으려는 기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인적분할부터 시작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자산의 효율적 분배를 통해 사업회사의 ROE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섹터별로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T 및 소재, 금융업종 등에 주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개선에서 IT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모멘텀을 제시할 IT 및 소프트웨어 업종의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금리 궤적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는 금융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가 박스권 내에 있을 때는 은행·보험주, 박스권 돌파 이후에는 증권주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이광수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