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창업 도전 청년 크게 줄어"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자립·역량연구실장 |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유니콘이라 불리는 10조 규모(데카콘) 되는 창업기업이 우리나라에는 단 1군데 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등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한국은 IT 붐이 일었던 2000년 초반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소 자립·역량연구실장(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청소년·청년들이 미래 롤모델로 따를만한 인물이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처럼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재벌 2~3세로 이른바 '금수저'가 차지하는 현실에서 청소년·청년들은 '흙수저'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인물 상당수가 사건·사고에 연루되는 등 도덕·윤리적으로 안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가 많아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 롤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김기헌 연구위원은 청소년·청년들이 하고싶은 꿈보다는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만을 찾고 있다며 우려했다. 단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크게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 및 사회문화를 토대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그는 "언제 부턴가 대기업이 벤처 및 중소기업 영역까지 침투하면서 청년들이 창업조차 시작 못하는 현실이 됐다"면서 "실제 대기업이 모든 시장을 독식하면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도, 금수저가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있다는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어렵다"면서 "룰 모델이 없으니, 두려움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무원에 몰리는 것도 이러한 현상으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된 오늘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인력 부족으로 국가 미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구조와 갑을 관계를 해소하는 등 서로간의 영역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빵집과 영화관 등 중소기업 영역까지 모두 독식한 세상이다"면서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 상당수가 대기업의 하청구조로, 갑을 관계가 형성돼 노동력에 비해 불공정한 처우를 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들은 결국 청년들이 하고 싶은 꿈보다는 현실을 택하게 만들고 임금이 높은 대기업에 지원하거나, 안정적인 공무원 시험에만 몰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미흡한 정책도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기업-중소기업간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핵심공략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대부분인 우리 중소기업들은 대금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불합리한 구조는 더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영역이 보호될 때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게 되고. 이로 인해 창업이 활성화되는 등 결과적으로 국가측면에서도 다양한 경쟁력을 가지게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월드뱅크는 우리나라가 비즈니스를 하기는 좋으나, 창업하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실제 우리나라 39세 이하 젊은 법인대표자 비율은 7년째 감소하고 있고, 유니콘이라 불리는 10조 규모 되는 창업기업은 단 1군데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기업이 모든 사업에 진출하고 주도권을 가지면서, 사회로 첫발을 딛는 청년들이 영역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등 문어발 사업에 규제를 가해, 벤처·중소기업 등의 영역을 보호하고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