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태양광 증설로 세정가스 NF3 수요 급증
대규모 증설시 과잉공급 우려…2020년부터 현실화
[뉴스핌=전민준 기자] 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에서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였던 효성과 SK머티리얼즈가 다시 한 번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반도체 수요가 최근 되살아나면서 신규투자를 앞세운 양사의 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공급과잉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수가스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몰고 올 반도체에 의해 효성과 SK머티리얼즈 간 '제2의 치킨게임'이 불붙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효성은 내년 상반기 연간 1300t 규모의 삼불화질소(NF3‧Nitron Fluorine Three)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취저우 공장을 증설하는 데 이어 현지에 추가로 연산 1500t급 라인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국내 울산공장(연산 3650t)과 취저우공장을 합쳐 세계 NF3 생산능력을 1만t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인데,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효성 관계자는 "특수가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현재 중국정부의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 등 이슈가 해소되면 계획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가스 세계 1위인 SK머티리얼즈도 최근 신규 투자계획을 밝혔다. 총 1280억 원을 투자해 내후년까지 경북 영주공장에 연산 2500t급 생산라인을 추가하겠다는 게 골자다.
삼불화질소는 반도체 공정에서 챔버(Chamber) 안 잔류물을 제거하는 세정가스다. NF3의 판매단가는 t당 4500만원, 마진은 t당 20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삼불화질소는 SK머티리얼즈가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산 7600t으로 경북 영주 공장 6600t, 중국 지앙수성 전지앙시 공장 1000t이다. SK머티리얼즈는 증설 후 1만100t 규모의 연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연이어 발표하는 것은 반도체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NF3 수요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설비와 CVD공정 횟수에 비례하는데, 중국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반도체 공정미세화·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증설에 따라 최근 NF3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 영업이익률은 33%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NF3 수요는 올해보다 21.1% 증가한 2만4220t으로 예상되며 공급도 2만7000t으로 증가해 수급균형을 이룰 전망이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가파른 미세 공정전환과 적극적인 3D NAND 투자로 인해 관련 가스공급 업체들의 수혜가 커질 전망"이라며 "NF3의 용기 내 보관은 길기에 10% 수준의 공급과잉은 수급균형 상황이라고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단 공급과잉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중국 페릭(Peric)사가 2020년까지 연산 1만t 규모의 생산라인 신규투자 의사를 밝혀서다. 현재 투자계획 대로라면 2020년 세계 NF3 공급능력은 2만8250t이 될 전망인데, 여기에 중국 페릭까지 가세할 경우 3만8250t까지 늘어난다. 수요도 그만큼 뒷받침 돼야 하지만, 반도체 시장 성장속도가 NF3 증설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추가로 투자할 기업들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것이 현실화 되면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효성 관계자는 "기업들의 설비확장으로, 향후 NF3 수급 및 가격이 소폭 둔화될 가능성은 늘 상존한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가격은 소폭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