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술주를 필두로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주가가 4% 내외의 완만한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수보다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자본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낮아지는 내년 1월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1.36포인트(0.56%) 하락한 1만9833.6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8.96포인트(0.84%) 내린 2249.9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8.89포인트(0.89%) 떨어지며 5438.56에 거래됐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뚜렷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월가 트레이더들의 판단이다. 다우존스 지수 2만 선을 앞둔 데 따른 부담도 ‘팔자’를 부추겼다.
포트폴리오 연말 결산에 나선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률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스콧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로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추가 상승 여력을 확신하며 상승했던 주가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형국”이라며 “투자자들은 새로운 모멘텀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다우존스 지수의 2만선 돌파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추종 매수보다 차익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연내 다우존스 지수가 2만 선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다우존스 지수가 2만선을 뚫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가 더욱 강하게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1월 잠정 주택판매 지수가 전월에 비해 2.5% 떨어진 107.3으로 집계됐다.
이는 10개월래 최저치로, 최근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0.4% 상승을 예상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7% 가까이 폭락하며 IT 종목의 하락을 주도했다. 10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조정으로 풀이된다.
S&P500 지수의 기술주 섹터가 1%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애플이 0.4% 밀렸고, 페이스북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각각 1% 이내로 떨어졌다.
델타에어라인이 18건의 항공기 주문을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보잉이 0.9% 가량 하락했고, 캐터필러가 1.5% 밀리면서 다우존스 지수를 압박했다.
달러 인덱스는 0.3% 가량 오르며 103.31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