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대 회장 역임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후원 속 유력설 솔솔‘
역대 협회장 대비 업무 이해도 떨어져..대형건설사가 상호협력 이끌지 의문
[뉴스핌=이동훈 기자] 종합건설사 모임인 대한건설협회 수장 자리를 형제끼리 '나눠 먹는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서다. 권혁운 회장의 친형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23·24대 협회장을 역임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다.
친형의 입김이 작용해 권혁운 회장이 사실상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권혁운 회장은 대한건설협회와 관련한 업무 경험도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종합건설사 모임을 이끌어가기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7대 대한건설협회 회장의 유력 후보인 권혁운 회장이 권홍사 회장의 든든한 지원 속에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권홍사 회장과 권혁운 회장은 형제애가 돈독한 사이로 꼽힌다. 권혁운 회장은 2014년 말까지 형 회사의 지주회사(반도홀딩스) 지분 6.44%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친동생으로서 경영에 조언자 역할을 했다. 지금은 권홍사 회장의 막내아들인 권재현 반도건설 차장에게 반도홀딩스 주식 전량을 넘긴 상태다.
아파트 분양을 위해 견본주택을 열면 서로 현장에 방문해 단점을 지적하고 격려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장점은 공유하기도 한다. 오너 기업이 일반적으로 다툼이 많은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점이다.
대한건설협회 회원사 관계자는 “권혁운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상황인데 형의 후광과 지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협회 창립 69년 만에 형제 회장이 나올 것으로 보여 나눠 먹기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의 업무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차기 협회장에 도전하는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경기도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회 활동을 펼쳤다. 대건협 본연의 역할인 건설업의 법령, 제도 개선 및 회원사 경영자문 등에 능숙한 셈이다.
권홍사 회장은 협회장에 자리에 올라서기 전인 1997년~2000년 대한건설협회 부산시 지회장을 거쳤다. 이후 2005년부터 2011년 2월까지 협회장을 장기 집권했다. 현재 협회장인 최삼규 이화공영 회장도 대한건설협회 윤리위원회 위원장, 서울특별시회 회장,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건설사인 이화공영 최삼규 회장이 건설업계 수장인 건설협회장직을 6년째 맡으면서 대한건설협회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 40위권의 중견 건설사 오너가 건설협회장을 맡으면 다시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번 27대 협회장 선거는 오는 29일 정기총회에서 투표로 선출한다. 지난 2008년 권홍사 회장과 이완선 전 경기도회장이 붙어 권 회장이 재선됐던 24대 협회장 선거 이후 9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이다. 출사표를 던진 권혁운 회장과 유주현 회장 간 2파전. 당선자는 총회 구성원의 과반수 출석, 출석 구성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내년 3월 1일부터 3년 단임으로 협회를 이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