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등 불확실성 커져, 르노ㆍ타타모터스도 줄줄이 인상
[뉴스핌=전선형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조치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익성 유지와 함께 방어 전략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외신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인도에서 팔고 있는 차량 전 모델에 대해 전년대비 약 4% 가격 인상을 시행할 예정이다.
인상 가격은 인도 화폐로 10만 루피며, 한화로는 170만원 가량이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투싼을 비롯해 전 모델을 1월 1일부터 인상한 가격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도 시장 내 차량가격 인상 결정은 인도 내 커지고 있는 경기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인도는 대대적인 ‘화폐개혁’을 실시 중이다. 화폐개혁은 장기적인 면에서는 지하경제 억제와 경기활동의 투명성 제고가 이뤄지지만 시행 초기에는 화폐수급 불일치 등으로 상당한 소비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인도는 최근 미국 대선 결과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되는 등 루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하락하고 있다. 루피화 약세를 보이면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경우도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수익감소가 차량가격 인상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인도의 인건비와 각종 비용 등의 증가도 차량가격 인상에 한 몫을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매년 조금씩 돼 오고 있다”며 “현대차뿐만 아니라 인도 모든 업체가 매년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상 요인은 물가상승 및 환율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며 “인상폭은 내년 1월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외에 르노ㆍ타타모터스 등도 내년 인도에서 자동차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인도 내에서 영업중인 토요타와 닛산, 르노ㆍ타타모터스는 생산 비용 증가와 환율의 지속적인 변동을 이유로 내년 1월부터 약 3%의 가격인상을 할 예정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급부상하고 있는 시장인 만큼 불확실성 요인도 크다”며 “지난달 시행된 화폐개혁으로 현대차를 비롯해 상당한 자동차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의 경우 인도 내 점유율 2위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더불어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한 전략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며 “인도는 내년 초까지는 경기 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현대차의 인도 판매량은 4만16대로 전년동월대비 8.3% 감소했다. 전월대비로는 20%(1만대) 급감했다. 타타 자동차 또한 지난달 인도시장 매출이 전월대비 28% 감소했으며 르노는 22% 줄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