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재수학원-전국 기숙학원 재수선행반 수강생 모집 중
5년만의 '불수능'에 일찌감치 재수 결정한 학생들 모여들어
[뉴스핌=김규희 이성웅 기자]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발표를 하루 앞둔 6일, 서울시내 학원가에 조금씩 학생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점수에 대한 불안감이 오히려 과감함으로 변해 이들을 '일찍 일어난 새'로 만들었다.
한파가 몰아닥친 이날,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재수전문학원에서 재수선행반 등록 상담을 위해 찾은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상담을 받으러 온 김모(19·서울 노원구)군은 "이번 수능이 어려워서 그런지 가채점 결과가 모의고사 성적보다 낮게 나왔다"라며 "이 점수로 도저히 대학 갈 엄두가 안 난다"고 심정을 전했다.
전국에서 54만8241명이 응시한 올해 수능은 5년만의 '불수능'으로 꼽혔다.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모의고사보다 난이도가 높게 출제돼 특히 문과생들에게 가혹했다. 이과생들은 그나마 수학에서 만회할 수 있었다.
주요 입시학원들은 주요과목별 표준점수가 전년보다 4~11점 오를 것으로 추정해 난이도가 올랐음을 시사했다. 만점자 비율은 주요과목 모두 1% 이하에 분포할 전망이다.
때문에 수능을 망친 학생들은 남은 일정과 상관없이 일찌감치 재수학원을 알아보는 것이다.
김군은 "내일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빨리 시작해서 내년에 좋은 대학을 가고 싶다"라며 주변 많은 친구들이 재수를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수능 성적 발표를 하루 앞둔 6일, 재수학원들이 일찌감치 온라인에서 재수선행반을 홍보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픽=각 학원> |
삼수에 돌입할 예정이라는 신모(20·서울 노원구)씨는 "급한 마음에 일단 학원 등록부터 하려고 한다"라며 "올해 수능이 어려워 주변에서도 10명 정도가 재수나 삼수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지방에서 방을 구해 올라온 용감한 결정을 한 학생들도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학원에서 만난 이모(20·대구 달서구)씨는 "고시원을 구해서 일찌감치 올라왔다"라며 "기숙학원은 조금 갇히는 기분이라 고시원과 학원을 오가며 내년 수능을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이 재수를 준비 중인 와중에 여전히 대다수 학생들은 수능 점수 발표와 수시 일정을 대비 중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정규 재수반이 개강하면 한반에 많으면 35명도 들어가지만, 현재는 전체 등록인원이 7명에 불과하다"라면서 "수능이 어려운 탓에 벌써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의 전화·인터넷 문의는 활발하다"라고 설명했다.
메가스터디 관계자 역시 "과거에 수능 이후 수시 일정이 없던 시기에는 그나마 빠른 재수 결정을 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수시 때문에 쉬이 판단하지 않는다"라며 "그래도 문의는 많다"라고 전했다.
'독학 재수' 유행도 선행반 등록률 부진에 한몫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학 재수는 별도로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터넷 강의로만 공부하는 재수형태를 뜻한다.
일부 학원들은 이에 착안해 별도의 현장 수업 없이 출결 관리와 야간 자습 관리, 인터넷 강의 청강 여부 등만 관리해주는 독학재수반도 운영 중이었다.
한편, 전국 고등학교들과 시·도 교육청은 오는 7일 오전 9시 2017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배부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