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원화가 펀더멘탈에 비해 상당히 평가절하돼 있어,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민석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IMF가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7년 아시아 및 세계 경제전망'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불균형이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영국의 적자 확대,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흑자국의 흑자규모 확대로 글로벌 불균형이 더욱 커졌다"며 "특히, 한국과 독일 그리고 싱가포르는 수년에 걸쳐 펀더멘털에 비해 통화가치가 '상당히' 낮게 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2015년의 글로벌 불균형 문제, 즉 경상수지 불균형을 단기적 시점에서 분석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불균형이 2015년부터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봤다.
그 원인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 격차 발생(미국은 빠른 회복, 유럽과 일본은 느린 회복), 급격한 유가 및 자원가격 하락, 신흥국의 대외자금조달 여건 악화다.
무엇보다 미국경제가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가세하면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그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을 낮추면서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의 정책조합을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IMF는 아시아지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와 내년에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르칸 아스라날프(Serkan Arslanalp) IMF 아시아·태평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5.4%, 5.3%로, 다른 지역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은 각각 2.7%, 3.0%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아시아 지역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수출지역인 선진국 경제의 장기 침체, 급속한 고령화, 생산성 하락, 무역 감소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 KIEP는 2017년에 세계경제가 올해(2.9%)보다 높은 3.4%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팀장은 "내년 세계경제는 3.4% 성장할 전망"이라며 "트럼프가 재정 확대를 실행한다면 미국경제는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이 가능하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 달러 강세, 이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신흥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우려가 있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 부담 증가와 소비 침체, 미국과의 통상 및 환율 갈등, 신흥국의 회복세 약화와 이에 따른 수출 회복 지연, 미·중 간 통상 및 환율 갈등에 따른 영향, 유럽에서의 보호주의 확산 등이 한국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