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억원 규모, 부채 및 영업권은 포함 안해…지식재산권 확보
[뉴스핌=김겨레 기자] 삼성전자가 퀀텀닷(양자점) TV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 'QD비전' 자산 인수를 추진한다.
23일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으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QD비전을 자산 인수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QD비전 인수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7000만달러(한화 약 830억원)에 QD비전의 자산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인수방식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대지와 공장설비만 사들여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실기업이 갖고 있는 과다한 부채나 종업원, 영업권 등을 인수하지 않는다.
QD비전은 카드뮴계 퀀텀닷 분야에서 우수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중국 TCL에 퀀텀닷 필름을 공급했고 지난 2013년 소니와 협력해 퀀텀닷 TV를 개발했다.
퀀텀닷은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 낼수 있는 나노 크기 반도체 입자다. 이 물질은 에너지 효율이 100%에 가깝고 색을 나노 단위의 정확도로 조절할 수 있어 일반 TV에 비해 5배 이상 정확하고 순수한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TV에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내는 빛은 100~150nm(나노미터) 수준의 파장으로 여러 가지 색상이 섞이는데 비해 퀀텀닷은 25~50nm 정도의 파장을 갖고 있어 보다 순수한 색상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QD비전 인수를 통해 퀀텀닷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봤다. 이번 인수가 QD비전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종합기술원을 통해 퀀텀닷을 연구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QD비전의 퀀텀닷 기초기술과 특허를 이용해 퀀텀닷 기술완성도와 특허장벽을 한층 높일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조기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미디어 (Insight Media)'는 최신 TV 기술을 분석한
백서에서 퀀텀닷 기술이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에 비해 색상표현, 화면밝기, 잔상/수명, 소비전력 등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인사이트 미디어는 최근 TV 화질 경쟁이 화소(픽셀)수에서 WCG (Wide Color Gamut, 광역 색상 표현)과 HDR(High Dynamic Range)로 옮겨지면서 자연에 가까운 폭넓은 색상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 경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사이트 미디어는 업계의 퀀텀닷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지금까지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적용돼 왔으나 점차 그 기술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치눅 인사이트 미디어 CEO는 "퀀텀닷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놀라운 소재"라며 "퀀텀닷을 적용한 TV는 그 어떤 TV보다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고 최고의 화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