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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3차 대전] 정지선 "승리하고 돌아오라"…철저한 준비로 승부수

기사입력 : 2016년11월03일 14:43

최종수정 : 2016년11월03일 14:43

현대百 정지선 시대 10년만에 새 먹거리 '면세점' 출사표
지난해 고배 후 '와신상담' 자세로 이번 대전 철저히 준비

[뉴스핌=함지현 기자] "꼭 승리하고 돌아오세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달 서울세관에 신규 면세점 대전의 출사표를 던지러 가는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철저한 준비로 경쟁력있는 면세점 사업자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만큼 강하게 승부수를 띄우라는 요청과 격려가 담긴 말이다.

이는 지난해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1년간 그야말로 '와신상담'(臥薪嘗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고난도 감수하는 정신)의 자세로 이번 면세점 대전을 준비해 온 정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3일 현대백화점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동안 '은둔의 경영자'로 불려 온 것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과감한 '확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으로 업계 눈길을 사로잡는가 하면 김포와 송도, 동대문에 아울렛을 연이여 오픈하며 덩치를 키웠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에 신축되는 대형복합시설 '파크원(Parc1)'에 초대형 백화점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도전 역시 이같은 기조와 맞닿아 있다. 지난 2007년 취임해 한 눈 팔지 않고 대부분 유통업에만 전념하며 현대백화점그룹을 키워 온 그가 취임 10년을 맞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눈독을 들이는 분야이기 때문. 하지만 이미 한 차례 탈락한 바 있어 이번만큼은 반드시 특허권을 따 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대면세점이 지난해 면세점 1차 특허에서 탈락한 이후에도 사업기획, CRM(고객 관계 관리), 판촉,해외 마케팅, 해외MD 등 20여명의 백화점 각 부문별 베테랑으로 구성된 면세점사업 관련 TF를 유지하며 사업계획을 수립해 왔다는 점은 이같은 의지를 방증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분당구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세레모니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대형 럭셔리 면세점 만든다…강남 관광 활성화도 기여"

정 회장은 면세점 부지로 강남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한 무역센터점을 내세웠다.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1만4005㎡(4244평)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할 예정이다. 심사 당시 계획했던 면적(2개층 1만2000㎡)보다 약 17% 가량 늘어난 규모.

이처럼 규모를 키운 이유는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최근 강남지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다양한 명품을 선보여 관광객들의 여행코스 다변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30년간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쌓아놓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네트워크와 MD 유치 역량 등 노하우를 바탕으로 6710㎡(2029평) 규모의 '글로벌 명품관'을 꾸밀 방침이다.
 
아울러 한류 문화 전파를 위해 '한류 스타일(Style)관'도 운영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 창업자와 사회적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매장인 '스타트업관'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코엑스 일대의 관광 인프라 및 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해 580만명이었던 강남구 외국인 방문객수가 오는 2022년에는 1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와 관광 관련 유관단체와 협력해 관광 활성화를 기여하는 데 힘 쓰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강남구청, 한국무역협회와 '강남 관광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여행사(CTS)와 중국청년여행사(CYTS) 등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협력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매장과 관광활성화에만 신경쓴 게 아니다. 궁극적으로 면세점을 잘 운영하기 위해 보세화물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준비했다.

그 일환으로 면세점 통합IT시스템업체인 도시바와 MOU 체결을 시작으로 보안시설 및 인력(ADT캡스)과 보세화물관리(세광HR) 관련 전문업체들과 잇따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최근엔 한국도심공항(CALT)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보세물류창고(9917㎡)도 확보했다.

현대면세점 9층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 우수한 재무건전성은 장점…경험 없다는 점은 보완해야

현대면세점은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후보군 중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매입을 해야하는 면세점의 특성상 '돈'이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시내면세점 특허 평가항목 중 '재무건전성 및 투자규모의 적정성'은 총 1000점 중 180점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현대면세점의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65.7%로 나타났다. 자기자본비율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통 50% 이상일 경우 안정적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자본 중 부채가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 부채비율 역시 52.3%로 가장 안정적인 지표를 보였다.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지불한 이자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도 현대백화점은 93.2배로 나타났으며, 회사채기준 신용등급 역시 AA+로 후보 군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용등급은 부채상환능력과 자본력을 중심으로 기업의 신용과 재무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반면 면세점을 운영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현대면세점은 이번 서울 지역 대기업 몫 시내면세점에 도전한 5개 기업 중 유일하게 시내면세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

현재 시내면세점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면세점을 갖고 있던 업체가 특허권을 따 낼 경우 '바잉파워'측면에서 다소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면세점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경쟁하는 면세사업자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를 뒤집을만한 콘텐츠를 얼마나 잘 부각시키는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시내면세점을 추가한 이유가 경쟁력 있는 사업자의 진입을 통해 궁극적으로 면세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인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이번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입찰이 경쟁력 있는 사업자 진입을 통해 면세점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국가경쟁력도 제고하겠다는 게 기본 취지"라며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입찰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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