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 지난달 24일 밤 11시 대전통영고속도로 독산터널 부근에서 필리핀 무용 공연단원 등 9명이 탑승한 승합차가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를 연이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벨트를 맨 8명은 중경상에 그쳤으나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1명은 차 밖으로 튕겨 나와 숨졌다.
고속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벨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이 6개월만에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사망한 사람은 29% 감소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이 지난해 12월 27%에서 지난 6월 53%로 1.96배(26%포인트)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간 운전자석은 91%에서 97%로, 조수석은 83%에서 93%로 증가했다. 모든 좌석별 착용률이 늘어나며 올 상반기 교통사고사망자 중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월말 기준 29%(59명→42명) 줄었다.
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 착용률이 높아지고 미착용 사망자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 2년간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인 효과라는 게 도로공사의 설명이다.
자동차들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 착용이 생명과 직결된다. 최근 4년간 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망자수는 연 평균 9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35%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건당 사망자 발생비율)은 앞좌석이 2.8배, 뒷좌석이 3.7배 증가한다. 뒷좌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동승자를 충격해 동승자가 사망할 확률이 7배 증가한다.
도로공사는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기존의 ‘안전벨트 미착용 위험성 경고 안내전단’을 나눠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강력하고 파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지난 6월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휴게소에서 ‘안전벨트 미착용 차량 고속도로 진입금지’ 캠페인을 벌였다. 탑승자 중 1명이라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차량은 고속도로에 들어갈 수 없다. 전국 1268곳 고속도로 전광판에서 안전벨트 미착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표출했다. 또 안전벨트 중요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TV광고와 영화관 광고를 진행했다.
이 밖에 ‘전 직원 안전벨트 노래 부르기’ 동영상을 만들어 SNS를 통해 전파했다. 안전벨트착용 인증샷 이벤트를 열고 자체 개발한 안전벨트 체험 장치 10대를 전국 주요 박람회에 전시했다.
최근 5년간(2012년~2016년) 고속도로 일 평균교통량은 366만대에서 417만대로 14% 증가했지만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이 5배 이상 늘며 사상자 수는 크게 줄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경찰청에서 전국 고속도로 13개 노선, 22곳 요금소에서 9149대의 고속도로 이용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김동인 도로공사 교통처장은 “1m 남짓한 길이와 간단한 장치로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안전벨트는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평가받는다”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 이벤트, 광고, 웹드라마 제작 등을 통해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