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의원 “독소조항 싸인해 투입비 못받고도 사업 재추진에 받아들여”
[뉴스핌=김승현 기자] 4대강 사업을 해외에 수출한다며 태국물관리사업에 뛰어들었던 수공이 104억원을 ‘날리고도’ 이의제기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독소조항에 동의해서다. 이러한 상황에도 태국 새 정부가 새로운 물관리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남을)에 따르면 총 사업비 11조원 규모 태국물관리사업에 참여했던 한국수자원공사는 태국 쿠데타로 인해 그동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진행해 온 지위와 자격을 상실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찰참여 비용 40억원, 직원인건비 64억원 총 104억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귀책이 태국정부에 있음에도 계약 당시 과업지시서에 따라 수공은 이의제기(클레임)을 제기할 수 없다.
태국사업 수주에만 혈안이 돼 말도 안 되는 독소 조항에 동의했고 이로 인한 책임이 104억원이라는 게 전현희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1월 18일 제307차 이사회에 보고한 ‘태국 물관리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태국정부 입찰취소시 클레임을 제한한 TOR규정, 정부간 관계 및 신 물관리사업 참여 등을 고려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이라고 명시돼 있다.
당시 이사회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태국 신정부와 또 다시 새로운 사업 협상을 위해 손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의결했다. 이는 태국 정치권의 불안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태국 새 정부가 새로운 물관리사업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토대로 다시 사업에 뛰어들 것을 고려해 어떠한 조사나 책임자 규명 없이 그대로 묻어두기로 한 밀실 의결이라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또한 수공은 수익성이 검증됐다고 작성한 보고서를 낸 필리핀 사업에서도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필리핀 앙갓(Angat)댐 수력발전사업에 지분 투자를 한 수공은 지난해 필리핀 가뭄으로 5개월 동안 발전을 하지 못해 당기순손실 220억원을 기록했다. 수공의 투자주식 90억원은 전액 손상처리됐다.
전현희 의원이 확인한 사업 추진현황 보고서에 이 사업은 수익성이 검증된 시장이고 2012년 타사의 필리핀 법인 매출액이 3000억원이라는 긍정적인 면면 서술돼 있다.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수공은 사업 첫 해부터 손실을 봤다는 게 전 의원의 설명이다.
이 밖에 상수도사업 해외진출로 알렸던 필리핀 블라칸(Bulacan) 상수도사업도 몇 개월만에 ‘사실상’ 접었다. 필리핀 산미구엘社와 함께 참여한 이 사업은 매끄럽지 못한 업무 관계로 사업이 철회됐다.
전현희 의원은 “4대강 사업 부채 문제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수공의 자구노력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일부 무리한 해외사업으로 부채 탕감은 고사하고 오히려 천문학적 손실만 초래하고 있어 근본적 재검토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