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영향 과일·채소 가격 폭등 조짐…도축 감소로 한우값도 상승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올 추석 주요 농림축산 품목별 가격이 지난해보다 대폭 오를 전망이다. 폭염으로 인해 과일과 채소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도축 감소로 인해 한우값도 비싸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소비자가구(주부)패널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3∼24일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성수기 사과 가격이 전년 대비 1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 홍로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은 출하량 감소에 따라 작년 성수기(3만원)보다 15% 높은 수준인 상품 5kg 상자 당 3만2000∼3만6000원으로 전망됐다. 최대값 기준으로는 작년보다 20% 오른 수준이다.
사과 가격 상승에는 올 여름 폭염의 영향이 컸다. 폭염으로 인해 추석 성수기(추석 전 2주간) 사과 출하량이 이른 추석과 최근 일소(햇빛 데임) 피해로 작년 성수기보다 10%, 평년보다는 4% 감소한 4만5000톤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미령 KREI 농업관측센터장은 "폭염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서는 많이 올랐다"면서도 "평년 가격과 비교해서는 5% 높은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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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수기 사과(홍로) 도매가격 추이(단위: 원, 상품). <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
배 역시 8월 폭염으로 인해 충분히 크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 추석 예상 배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은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수·선물용 수요가 많은 대과 물량이 적어 작년 성수기(2만4000원)보다 높은, 상품 7.5kg 상자 당 2만4000~2만7000원이다.
단감도 출하량이 전년 대비 7% 줄면서, 가격이 오르겠다. 추석 성수기 서촌조생 단감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10kg 한 상자에 3만5000~4만원으로 작년 성수기(3만원)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고랭지 배추와 무도 고온 및 가뭄 등으로 작황이 부진, 추석 성수기 출하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추의 추석 성수기 도매가격은 1만8000~1만9000원(상품 10kg), 무는 1만8000∼1만9000원(상품 18kg)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추와 무의 작년 이맘때 가격은 각각 5830원, 7580원이었다.
축산물에선 한우가 도축 감소로 인해 가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추석 성수기 한우 예상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상승한 1만9000∼2만원(1등급 kg 기준)이다.
한우를 제외한 축산물 공급은 작년보다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9월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 증가로 작년보다 9∼15% 낮은 4100∼4400원(탕박 지육 kg 기준)으로 예상된다. 계란은 추석 성수기 산지가격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1200∼1300원(특란 10개 기준)으로 나타났다.
햅쌀은 조생종 벼 재배면적 감소에도 불고하고, 작황이 좋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산지유통업체 판매가격이 작년보다 낮은 3만9000원(20kg 기준) 내외가 될 전망이다.
밤, 건대추 등 임산물 가격은 작년 성수기보다 높아, 올 추석 밤과 건대추의 예상 소비자가격은 각각 7500~7800원(상품 kg 기준), 1만8400원(상품 kg 기준)이다.
추석 시기 과일류, 육류, 채소류, 곡물류 구입의향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제수용 햅쌀을 구입할 소비자는 59.8%로 차례를 지내는 소비자보다 적었고, 명절용 김치를 담그는 소비자는 43.3%로 작년과 비슷했다.
제수용 육류 구입의 경우 선물용이나 가정 내 소비용 구입 시보다 원산지(국내산)를 더 고려했는데, 쇠고기 구입의향은 한우, 국내산 육우, 호주산 쇠고기, 미국산 쇠고기 순이다.
명절용 과일 구입의향은 물량기준으로 사과, 배, 포도, 단감, 복숭아 순으로 많고, 차례상에 수입과일을 올리는 소비자는 23.8%였다.
한편, 올 추석 선물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 비율이 74.0%를 기록, 전년 대비 4.8%p 감소했다.
선물 품목으로는 과일을 첫손에 꼽았다. 과일을 선택한 소비자가 40.6%로, 과일 외에는 가공식품(참치, 커피, 차 등)이 14.2%, 생필품(샴푸, 치약, 화장품 등)이 10.5%, 육류가 9.6%, 건강식품(홍삼, 비타민, 진액 등)이 9.5%, 임산물(곶감, 버섯, 밤, 벌꿀 등)이 5.4%, 수산물(전복, 굴비, 건어물 등)이 4.0%로 나타났다.
추석 선물용 육류를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한우고기(47.4%), 한우갈비(27.4%), 수입육 갈비(14.9%), 한우사골(8.9%) 순서로 구입의향을 밝혔다.
아울러, 추석 명절에 차례를 준비하는 소비자는 74.4%로 나타났으며, 그 중 추석 차례음식을 예법에 따라 차리는 소비자 비중은 47.6%로 응답자의 절반 이하였다.
소비자의 추석 명절음식 주 구입 시기는 추석 2∼4일 전으로, 예상 지출비용은 30만원대가 38.5%로 가장 많았으며, 20만원대(37.8%)와 40만원대(10.0%)가 그 뒤를 이었다.
추석 명절음식 구입의향 장소는 재래시장(36.3%), 대형마트(34.9%), 인근 상가(13.2%), 농협하나로마트(8.8%), 산지직거래(2.3%), 온라인쇼핑몰(2.2%) 순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