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어닝시즌 반전 겨냥 선제적 매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13% 급락한 일본 증시가 마침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엔화 약세 베팅으로 손실을 떠안은 헤지펀드 업체들이 다시 ‘입질’에 나선 것.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엔화 움직임 역시 오리무중이지만 일본 주식이 저평가 매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펀드매니저들의 평가다.
일본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3일(현지시각) 헤지펀드 시장조사 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올들어 7월 말까지 헤지펀드 업체 및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매입했다가 평균 4.2%의 손실을 떠안았다.
일본 증시는 연초 이후 13%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한 상태. 일본은행(BOJ)의 부양책이 시장의 예상에 비해 소극적인 수위에 머물면서 엔화가 뜻밖의 강세를 연출했고, 이는 수출주를 중심으로 일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헤지펀드 업체들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 거래에서도 상당한 손실을 냈다. 투자가들은 BOJ의 부양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달러화 상승 및 엔화 하락에 베팅했으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엔화와 일본 주식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 때문에 엔화 하락 베팅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대다수는 주식 투자에서도 손실을 떠안았다.
하지만 헤지펀드 업체들은 일본 증시가 저가 매수 기회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헤지펀드 업체의 마이클 크레츠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 주식 매입을 재개했고, 숏 포지션을 일정 부분 청산했다”며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일본 증시가 반전을 이루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일부 헤지펀드 업체는 3분기 어닝시즌이 일본 증시의 본격적인 강세장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실적 호조와 4분기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올해 상반기 주가 급락에 대한 재평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로저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에더워드 로저스 대표는 “매크로 지표가 허물어질 때 모든 주식이 뭇매를 맞는 상황이 벌어지게 마련”이라며 “3분기 이익 개선이 추세적인 상승 반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선제적인 매입에 나섰다”고 전했다.
앞서 블랙록 역시 일본 주식에서 저평가 매력이 발견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블랙록은 일본 주식 비중을 10% 가량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