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비둘기파 해석 VS 정책자 불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날에 이어 내림세를 나타냈던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회의 의사록 발표에 강보합으로 돌아섰다.
정책자들은 의사록에서 매파 목소리를 높였지만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한 한편 달러화가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등 금융시장은 비둘기파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유틸리티 섹터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92포인트(0.12%) 오른 1만8573.94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도 4.07포인트(0.19%) 상승한 2182.2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5포인트(0.03%)의 강보합권 상승세를 보이며 5228.66으로 마감했다.
전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의 9월 금리인상 발언으로 인해 더욱 관심을 끌었던 연준 의사록에 주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정책자들 사이에 매파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주가와 달러화는 상반된 등락을 나타냈다.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자들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과 고용 호조 사이에서 연준 정책자들의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선을 끄는 것은 매파 목소리가 보다 강해졌다는 점이다. 일부 정책위원들은5% 아래로 떨어진 실업률이 가까운 미래에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나친 저금리가 자산 시장의 버블을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중 0.2% 가량 상승했던 달러 인덱스는 의사록 발표 후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의사록을 비둘기파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투자자들이 정책자들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크 스펠만 알파인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 사이 일부 연준 정책위원이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의사록에서도 이전보다 강경해진 입장이 확인됐지만 투자자들은 이들의 발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최고경영자 역시 “의사록이 발표될 때마다 주식시장이 약세로 출발한 뒤 상승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값싼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정책위원들이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9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 예상은 18%에서 오히려 12%로 떨어졌다. 반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51%를 기록해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50%를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내놓은 타겟이 6% 이상 급락했고, 로우스 역시 6% 가까이 하락했다.
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월마트는 강보합에 거래를 마쳤고, 밸리언트 제약은 모간 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데 따라 12% 폭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