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랠리를 이어가며 상승세를 타자 중국 시중 자금의 미국 주식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3100포인트 아래서 시중 유동성 부족으로 박스권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QDII(적격 국내 기관투자자) 펀드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제한되어 있는 중국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QDII 자격을 획득한 기관투자자가 구성한 펀드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해외 주식을 간접 투자한다. 한때 비인기 상품이었던 QDII 펀드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중 자금이 QDII로 몰리는 것은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 6월 28일 이후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오르고, 월봉차트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향해가고 있다. 다우지수 상승폭이 적지 않지만 향후 추가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QDII는 해외 투자 한도액을 소진해 추가 투자금을 모집하지 못하는 사태마저 발생하고 있다.
상하이의 한 펀드사 관계자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몰리면서 우리는 올해 초 QDII 한도를 이미 소진한 상태"라며 "그러나 QDII 한도를 양도하려는 기관도 없다"고 밝혔다.
QDII 한도를 소진한 기관은 한도가 남은 다른 기관으로부터 유상으로 한도를 빌릴 수 있지만 QDII 투자 수요가 늘면서, 잔여 한도를 양도하려는 기관도 줄었고, 한도 차입 비용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5년 말 QDII 한도 대여 금리는 1% 수준이었지만 현재 3%를 웃돌고 있다.
최근 QDII 수익률 상승 역시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한때 QDII는 판매가 시원치 않은 비인기 상품이었지만, 최근 설정액에 도달한 펀드의 수가 늘고 있다. 현재 설정액 도달로 고액 펀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는 상품 65개 중 42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QDII 투자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투자자는 최근 미국 증시 흐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는 과거와 달리 광산, 기계 등 방어성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통적으로 상승장을 견인했던 의료, IT 섹터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올해들어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5% 오를 동안 과거 '불마켓'의 견인차 였던 IT와 의료 섹터는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부동산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들어 미국 부동산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의 3배에 달한다. 6월 30일 기준 글로벌 리츠 지수(FTSE ERPA/NAREIT Global REITs Index)의 6월 수익률은 6.7%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은 0.3%에 불과했다.
중국의 QDII 펀드 중 미국 등 선진 부동산신탁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모두 4개. 자본시장 정보 제공 매체 동방재부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들 4개 펀드의 순가치 증가율은 평균 20% 이상으로 전체 QDII 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