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지훈, 소지섭, 송중기, 김우빈 <사진=뉴스핌 DB> |
[뉴스핌=박지원 기자] ‘상두야 학교가자’ 차상두부터 ‘미안하다, 사랑한다’ 차무혁, ‘이 죽일 놈의 사랑’ 강복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마루까지…. 묵직한 정통멜로를 그려온 이경희 작가의 남자들은 하나 같이 버림받고 상처 받은 ‘반항아’이자 ‘불운아’ 였다.
반면 최근 베일을 벗은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신준영은 당대 최고의 한류스타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경희 작가의 작품들이 으레 그렇듯 신준영 역시 최현준(유오성 분) 검사의 혼외자이자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 등 깊은 슬픔과 상실을 가졌다. 이에 이번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역시 시청자들에게 ‘애틋함’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상두야 학교가자' '이 죽일놈의 사랑' 정지훈, '미안하다 사랑한다' 소지섭 <사진=KBS 방송 캡처> |
KBS 2TV ‘상두야 학교가자’(2003)는 날제비 전과자 차상두와 채은환(공효진 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극을 이끌어가는 ‘차상두’ 역할은 가수 비, 정지훈이 맡았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제비인 삼촌 손에 자란 차상두는 불치병에 걸린 딸의 치료 값을 벌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하는 제비. 가슴 속 상처를 간직한 채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사랑 하나로 버티는 남자였다. 정지훈은 특유의 장난기 어린 모습과 반항기 가득한 거친 면을 동시에 보이며 시청자들의 울리고 웃겼다.
‘불행아’ 캐릭터는 이경희 작가의 최고 대표작으로 꼽히는 KBS 2TV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을 빼놓을 수 없다.
‘소간지’ 소지섭이 연기한 차무혁은 친모에게 버림받아 호주로 입양된 건달. 괴팍하고 거친 건 물론이고 한번 돌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다혈질로, 역시 시한부 삶을 살았다. 자신을 버린 전 여자친구 지영(최여진)의 결혼식에 갔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1년 남짓한 시간 밖에 살 수 없었던 것. 이후 차무혁은 은채(임수정)를 만나 죽음도 두렵지 않은 지독한 사랑을 한다.
불행한 성장과정 속에서 비뚤어지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이는 등 버림받은 슬픔을 연기한 소지섭은 당시 수많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더불어 “밥 먹을래? 나랑 죽을래?”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캐릭터다.
앞서 ‘상두야 학교가자’를 통해 이경희 작가와 인연을 맺은 정지훈은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2005)을 통해 또 한 번 ‘반항아’ 강복구를 연기했다.
극중 강복구는 다섯 살 때 불행한 사고로 부모를 잃고 형과 함께 고아원에서 성장한 상처받은 불운아.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간 형과 화재현장에서 자신을 구하려다 화상을 입은 한다정(김사랑 분)을 마음의 짐처럼 짊어지고 사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다른 남자와의 약혼보도를 보고 자살을 시도하다 식물인간이 된 형의 여자친구 차은석(신민아 분)과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랑을 하게 된다. 정지훈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 건달 강복구로 가수 비가 아닌 ‘연기자 정지훈’으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송중기와 '함부로 애틋하게' 김우빈 <사진=KBS 방송 캡처> |
KBS 2TV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송중기 역시 ‘이경희의 남자’ 중 하나. 송중기는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2012)에서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강마루’로 그동안의 ‘꽃미남’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그가 맡은 강마루는 비천한 가정환경을 빼면 명석한 두뇌에 아비의 덕으로 훌륭한 외모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 그렇게 착했던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 재희(박시연 분)의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다. 하지만 출소 후 그녀가 자신을 배신한 사실을 알고, 복수를 위해 서은기(문채원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지만 둘은 진짜 사랑을 하게 된다.
송중기는 당시 ‘강마루’ 캐릭터를 통해 착한남자부터 복수의 화신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연기로 호평 세례를 받았다.
막 스타트 라인에서 발을 뗀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의 신준영은 ‘대세남’ 김우빈이 연기한다. 시한부를 선고 받은 김우빈은 어린 시절 악연으로 헤어진 노을(수지 분)과 애틋한 로맨스를 예고하고 있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 속 큰 줄기는 상처와 결핍을 가진 남자주인공과 극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 ‘함부로 애틋하에’ 신준영과 노을 또한 이성적으로는 엮이기 힘든 관계 속에서 ‘짠내나는’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