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미거래 소액계좌 즉시 해지·잔액 이전 가능
[뉴스핌=김지유 기자] #회사원 A씨(46)는 오랜 금융거래로 웬만한 시중은행에 계좌를 1개 이상씩 보유하고 있다. 은행에 다니는 지인이 부탁해서 가입한 계좌도 있고, 학창시절 사용하다가 거래를 끊은 경우도 있다. 장기간 미사용한 계좌가 혹시 대포통장 등 금융범죄에 노출되지 않을까 불안하지만, 직접 각 은행 영업점에 방문해 해지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계속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12월2일부터 A씨와 같은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해결된다. 은행 곳곳에 퍼져 있는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소액계좌의 경우 해지 및 자주 쓰는 계좌로의 잔액이전이 가능해진다. 단, 개인 고개만 가능하며 법인이나 단체명의 계좌는 불가능하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은 3일 이 같은 골자의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www.accountinfo.or.kr)에서 본인명의로 개설된 전 은행계좌를 조회한다. 이때 활동성계좌(실제 거래가 있는 계좌)와 비활동성계좌(1년 이상 거래하지 않은 계좌)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보안계좌(온라인상에 정보가 뜨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계좌)의 경우 이때 해당 계좌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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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감독원> |
◆30만원 이하 계좌 대상…내년 3월부터는 50만원으로 확대
비활동성계좌 중 잔액이 30만원 이하라면 즉시 해지하거나, 잔액을 이전함으로써 자동해지되게 할 수 있다. 잔액을 미소금융재단에 기부할 수도 있다. 오는 2017년 3월2일부터는 잔액 50만원 이하계좌로 그 범위가 확대된다.
오는 2017년 3월2일부터는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도 조회가 가능해지지만, 온라인에서처럼 잔액을 이전하거나 계좌를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현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타은행의 계좌를 잔액 이전하거나 해지할 수 있게 되면 은행의 마케팅 등에 잘못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잔액 이전이나 해지의 경우 온라인에서만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400억원 계좌관리비용 절감 효과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번 방안으로 계좌관리비용(300~400억원 절감 추정)이나 금융소비자들의 대포통장 등 금융거래 노출 위험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다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 2억3000개(609조원 규모) 중 1년 이상 입출금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수가 44.7%로 1억개에 육박했다. 특히 잔액이 한푼도 없는 상태로 1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계좌가 전체 개인계좌의 11.6%(2700만개)로 집계됐다.
양 부원장보는 "특히 금융소비자들은 본인 통장이 어느 은행에 몇 개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대포통장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비활동성 계좌를 갖고 있다고 해도 (금융거래에서)특별히 불이익이 없는 데다가 정리하기가 불편하다 보니까 계좌정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은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이용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의 경우 면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서비스 시행초기 일정기간만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
양 부원장보는 "비활동성 계좌에서 실제 거래하는 계좌로 잔액을 이전할 때 수수료가 들게 된다면, 이를 면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