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배제 실시간 대응력에선 '플러스'
"돌발변수 관련, 장기 승부는 두고 봐야"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28일 오전 10시1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박민선 이광수 기자] 지난주 영국의 유로존(EU) 탈퇴 국민투표 결과와 관련해 로보어드바이저들이 이상신호를 감지한 직후 기계적 대응에 나서면서 단기 수익률 하락 방어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다.
투표 결과 예측에서는 인간의 직관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충격에 휩싸이자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사전 리스크 관리 시그널에 따라 실시간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일부 펀드는 사전적 대응에도 성공,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터백투자자문은 브렉시트가 결정되기 열흘 전인 지난 14일 파운드화 움직임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유럽 관련 주식들을 전량 매도 조치했다. (키움 쿼터백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채권혼합-재간접] 기준)
독일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미국 변동성 지수(VIX) 스팟 레벨 및 현/선물 흐름 변화, 선진국과 신흥국 CDS 프리미엄 동향 등 쿼터백투자자문이 추적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들 중 상당수에서 이상 신호가 잡히면서 이 같이 대응한 것.
이후 브렉시트를 반대하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 피살 이후 일시적으로 데이터가 빠르게 정상화돼 재편입이 이뤄졌지만 기존 보유 비중(10~11%)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리스크 관리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18일 설정된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27일 기준 1.18%로 동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4.09%) 대비 5.27%포인트 초과성과를 연출 중이다.
또 로보어드바이저업체인 비에스엠아이티(BSMIT)는 당일 평균 수익률 하락폭이 0.32%에 그치며 위기대응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다. 평소 60% 이상을 단기채권 및 현금으로 보유하며 시장 이상 징후시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이 회사의 로보어드바이저 파봇(FABOT)은 오전 9시~11시 30분 사이 보유 중이던 레버리지 ETF들을 매도하고 인버스 ETF로 갈아탔다. 동시에 당일 급락세를 보인 극동유화, 코엔텍 등 일부 종목에 대해선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BSMIT 관계자는 "시장대응형 엔진 FABOT에 따른 투자 결과 23일 3.56% 수익률을 기록했던 계좌의 24일 수익률이 3.44%를 기록했다"며 "시장 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고 가격 매력도가 큰 종목에 대한 투자에 나섬으로써 상승 및 하락 투자 포지션을 동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의 자체 개발 시스템인 티레이더는 당일 11시 10분경 선물 시장의 과도한 외국인 매도 물량 출회에서 이상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12시를 기점으로 투자 포지션이 '햇빛'(매수)에서 '안개'(매도)로 전환됐다. 티레이더 포트폴리오 가입 고객들은 티레이더 시스템에 따라 12시 00분 20초 KODEX 인버스 ETF를 8245원에 자동 매수했다.
브렉시트 발생과 관련한 로보어드바이저들의 대응은 하락 신호 발생시 감정을 배제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기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보고서나 증권사 지점의 PB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보수적 투자전략이 전달되더라도 고객이 직접 의사 결정하는 경우 시장의 급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과거 금융시장 쇼크 때도 한달여간 조정이 있었던 만큼 불확실성이 발생되는 초기 국면에 현금 비중 확대를 권유하는 편"이라며 "다만 하락장에서 고객이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유 전략을 유지하는 것과 저가 매수 전략을 실현하는 것의 중장기적 수익률을 놓고 봤을 때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 "다만 감정을 배제한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로봇의 강점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홍래 쿼터백투자자문 운용본부장은 "이번 주 이후 몇 거래일간 꾸준히 데이터 변화와 시장 흐름을 관찰하며 추가 대응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하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도 방대한 데이터 분석 및 시스템을 통한 자산배분을 통해 고객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이광수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