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의 통화약세 정책, 또다른 악재 될 전망
[뉴스핌=조동석 기자] 한국은 무역으로 성장한 나라다. 1960~70년대 개발경제 시대 당시 외국에서 돈(차관)을 빌려 산업을 일으켰고, 개도국 지위에서 각종 관세 혜택을 받았다.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인 한국은 해외 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높은 대외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바이두(百度)> |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는 2011년 113.5%, 2012년 112.8%, 2013년 106.1%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대외의존도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로, 그만큼 대외 교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에 한국 경제가 춤출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들어 대외의존도는 하락하고 있다. 2014 98.6%, 2015년 88.1%, 올 1분기 82.3%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래도 30%대인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대외의존도 하락은 최근의 수출입 부진과 맥을 같이한다. 세계 수요 감소에다 선진국의 자국 내 생산비중 확대로 대변되는 보호무역, 중국의 소비 주도 경제 구조 전환에 따른 글로벌 공급체인 변화, 국가 간 기술 격차 축소 등이 원인이다. 무역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교역의 감소는 우리에게 치명타다. 특히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불어 닥친 해외 수요 감소는 우리가 만든 물건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24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 투표 결과가 탈퇴 쪽으로 기울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장중 파운드가 1.361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때문에 최근의 대외의존도 하락은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추락이란 의미다.
여기에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보호무역주의는 한국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통합과 세계화의 역풍인 셈이다. 그동안 세계화와 자유무역이 더 나은 삶은 보장해줄 것이라며 통합과 개방의 역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제난과 빈부격차, 실업만 초래한 상황에서 영국민은 통합 대신 고립을, 세계화 대신 반세계화를 선택했다.
미국도 보호무역에 속도를 낼 태세다. 반이민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가 이를 보여준다.
미국 ABC방송은 “영국 내 반이민주의 움직임에서 촉발된 브렉시트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유무역지역을 흔들면서 보호무역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저유가 지속 등 경기적 요인으로 수출이 부진하다”면서 “여기에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과 우리 기업의 해외생산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브렉시트로 촉발된 경쟁국의 통화약세 정책은 우리에게 또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ds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