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의 가파른 하락 속에 뉴욕증시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률 둔화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부까지 굵직한 현안들이 투자심리를 압박했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리스크-오프’ 심리를 반영했다.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9.85포인트(0.67%) 떨어진 1만7865.34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19.41포인트(0.92%) 하락한 2096.07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4.07포인트(1.29%) 급락한 4894.55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주간 기준으로 다우존스 지수가 0.3% 소폭 올랐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1%와 0.1% 떨어졌다.
영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국 벤치마크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밀린 가운데 주식시장은 과격한 ‘팔자’에 시달렸다.
주요 지수가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가운데 상승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자 정치, 경제 측면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됐다.
기업 매출액과 이익이 악화되고 있고 매크로 지표 역시 하강하는 가운데 주가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뛰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피터 체치니 주식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지금까지 말하자면 나홀로 상승을 연출한 셈”이라며 “최근 수개월간 주가 상승 자체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커다란 악재”라고 주장했다.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내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은 불과 4%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주가 급락은 브렉시트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과 유럽 증시의 급락에 따른 파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러미 클라인 FBN 증권 시장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잔뜩 긴장한 상황”이라며 “유럽 증시 급락과 주요국 국채 수익률의 사상 최저치 기록이 경계감을 더욱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50달러 선을 반납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9% 떨어지며 배럴당 49.07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0.9% 올랐다.
유가 하락에 S&P500 지수의 에너지섹터가 2% 떨어지며 충격을 반영했다. 엑손 모빌이 1% 이내로 내렸고, 캐터필러가 1.5% 떨어졌다. 사우스웨스턴 에너지도 11% 가량 폭락했다.
머크는 생명공학 업체 어페런트 제약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0.6% 하락했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1.4% 떨어졌다.
반면 버라이존이 1.4% 뛰며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