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박길용(31)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챌린지투어 3차 대회(총상금 8000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길용은 11일 경기도 용인의 플라자CC 용인 라이온코스(파72·667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6언더파 138타로 프로 데뷔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길용 <사진=KPGA> |
2009년 10월에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취득한 박길용은 2010년 KPGA 코리안투어 QT를 통과하며 2011년 투어카드를 획득했다.
박길용은 경기 후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번 우승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말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한 박길용은 열 다섯 살 때인 2000년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호주에서 진행된 지역 군소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하기도 한 박길용은 2006년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얻은 뒤 2008년 완전히 한국으로 들어왔다.
박길용은 “아무래도 호주에서는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많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와 KPGA 코리안투어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박길용은 “2010년 Q스쿨을 통과한 뒤 전지훈련을 마치고 중국 Q스쿨을 도전할 때였다. 2라운드 출발 하기 전 함께 경기하는 선수들과 가볍게 인사를 한 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가서 코스를 보는데 갑자기 공이 날아가는 것처럼 상상이 됐다. 이상했다. 그리고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국 Q스쿨 2라운드 9개홀에서 50타 이상 치고 기권을 한 뒤 짐을 싸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1년 KPGA 코리안 투어에 모습을 보인 그는 7개 대회 참가해 단 한번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이상한 생각이 들고 불안했다. 2012년까지 멘탈치료를 받으며 투어 복귀를 노렸으나 2013년 그는 골프채를 놓고 레슨을 시작했다.
2년간 레슨을 하던 박길용은 골프선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느꼈던 불안함도 점차 없어지고 있었다. 그는 2015년 다시 골프채를 들고 손이 터져라 연습을 시작했다.
박길용은 “2년 간 골프를 쉬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골프를 시작한 이유, 골프 선수로서 꿈 말이다. 골프 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정말 값지다. 욕심을 버리고 내 플레이에 집중해 꾸준히 밀고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지난해 결혼해 한 가정을 꾸린 박길용은 올해 딸(수빈)을 낳고 아빠가 됐다.
박길용은 “아이가 생기니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다. 생계를 위해 다시 레슨과 투어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늘 곁에서 응원해주는 아내와 운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박길용은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하게 되어 얼떨떨하지만 앞으로 연습량을 더 늘려 올 시즌 준비를 잘할 것이다. 내년에 다시 KPGA 코리안투어에 뛰는 게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회 대회 우승자 김인호(23)는 합계 3언더파 141타, 공동 3위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