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만달러 부정 대출…주가 35% 폭락
전문가들 "부정 대출…P2P 성장 부진과 무관치 않아"
P2P 대출 수신 기반 취약…기관투자자 관심 '시들'
[뉴스핌= 이홍규 기자] P2P 대출의 선두주자로 불려온 미국 '렌딩클럽(Lending Club)'의 르노 라플랑셰 최고경영자(CEO)가 부정 대출 혐의와 관련해 사임하자 P2P 대출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금융전문매체 배런스(Barron's)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렌딩클럽 이사회는 라플랑셰 CEO가 계약 조건이나 기준에 맞지 않는 형태로 대출 2200만달러를 중개했다며 그를 사임했다. 이 소식에 미국 뉴욕 증시에서 렌딩클럽의 주가는 35% 폭락한 채 마감했다.
렌딩클럽 1년 주가 추이 <자료=배런스> |
P2P 대출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 간에 필요 자금을 지원하고 대출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 전통 은행처럼 지점이나 규제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금융 플랫폼으로 각광 받아왔다.
◆ 관심 시들해지자 P2P 선두주자서 '사고'
렌딩 클럽은 이 가운데 선두주자로 여겨져왔다. 특히 렌딩클럽 설립자인 라플랑셰 CEO는 대출 산업에서 간판 격이었다. 그는 이사회에 전 미국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를 앉히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사회는 문제시 된 대출이 1분기 여신에서 0.6% 정도의 규모라고 해명하지만 회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특히 전통 은행과 달리 수신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P2P 대출 시스템을 회의하는 시각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이뤄진 부정 대출이 시들해진 P2P 대출 산업 성장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P2P 대출의 여신 기반은 주로 헤지펀드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금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이후 P2P 대출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률에 매력을 느껴 투자금을 제공해왔다.
렌딩클럽 <사진=렌딩클럽 홈페이지> |
하지만, 채무자들의 부도가 증가하고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점차 발을 빼기 시작했다. 때문에 P2P 회사들은 투자자들을 납득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이날 온덱의 주가 하락은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발표와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맞물리면서 더 가팔라졌다. 지난 2일 온덱은 1분기 13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00만달러보다 손실폭이 커진 것이다.
글로벌 P2P 대출회사 렌딧(LendIt, http://www.lendit.com/)의 피터 렌턴 창업자는 "부정 대출 소식은 렌딩클럽 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나쁜 소식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