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모시자"...삼성 9815억·LG 8432억
[뉴스핌=김겨레 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이 잇따라 동반성장 협의회를 열고 '협력사 모시기'에 나섰다. 세계 경제 둔화와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삼성·LG는 협력사와의 일체감을 강조했다.
17일 삼성과 LG에 따르면 이들 그룹 계열사는 최근 협력업체들과 공정거래 협약식을 체결하고, 협력사에 대한 지원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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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년 삼성-협력사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지난 16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9개 계열사는 1차 협력사 2564개사와 협약을 맺었다. 동시에 1차 협력사는 2차 1736개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위기를 이겨내고 발전하려면 핵심 기술력으로 새로운 것을 남들보다 더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는 모든 협력사와 일체가 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보다 616억원 늘어난 9815억원을 협력사 금융지원을 위해 마련했다. 이 돈은 국산화, 신기술 연구개발비, 신뢰성 평가비 등 협력사 연구개발비 지원과, 금융사와 연계해 상생펀드∙네트워크론∙패밀리론 등 저금리 대출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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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15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다. <사진=LG전자> |
하루 전인 지난 15일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트론,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9개 계열사는 977개 협력사와 협약을 맺었다.
LG그룹은 올해 직접 대출, 금형비 지원 등 직접 자금지원 887억을 포함해 8432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LG그룹은 지난 2010년 2500억 규모로 시작한 LG상생협력펀드 금액이 매년 늘어나 올해 6495억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LG상생협력펀드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저금리로 1·2·3차 협력회사들에 대출을 해준다.
양사는 대금 지급 조건도 개선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현금성 결제 비율을 100% 유지하고, 마감 후 10일 내로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대금지급 조건을 삼성그룹이 협력사에게 지킬 뿐 아니라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도 지키도록 했다.
LG그룹은 '상생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결제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상생결제 시스템은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지급하는 물품대금을 대기업 신용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 적은 수수료로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쟁정책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양사의 협약식에 참석하며 공정거래 협약에 힘을 실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양사 행사에서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