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 초반부터 보합권에서 움츠리고 있던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 발표에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다.
연말까지 금리인상이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금을 포함한 안전자산이 떨어진 한편 주식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국제 유가 상승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4.23포인트(0.43%) 상승한 1만7325.7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1.29포인트(0.56%) 오른 2027.2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35.30포인트(0.75%) 뛴 4763.97에 거래를 마쳤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가진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기금 금리를 0.25~0.50%로 동결했다. 소식이 전해진 뒤 다우존스 지수는 한 때 100포인트 이상 뛰었으나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축소했다.
주가를 움직인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향후 긴축 속도였다. 연준은 연말 금리 전망치를 0.875%로 제시했다. 연내 0.25%의 금리인상을 두 차례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회의에 앞서 정책자들이 연말까지 세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날 결과는 시장 전망보다 ‘비둘기파’에 치우친 셈이다.
최근 6월 긴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경계감을 보였던 증시는 이날 연준이 제시한 금리 전망에 강세로 화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상승이 예상보다 완만한 속도의 긴축이 예고된 데 따른 안도 랠리로 해석했다.
존 카날리 LPL 파이낸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과 금융시장이 동시에 긴장을 내려놓은 모습”이라며 “커다란 불확실성 가운데 한 가지가 해소된 셈”이라고 말했다.
제프 모서 웰스파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주가 흐름을 통해 연준이 여전히 금융시장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존 브레데무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부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 정책 변수가 보다 선명해진 데다 유가가 오르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 가까이 급등하며 배럴당 38.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간 원유 재고가 130만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종목별로는 애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모간 스탠리가 아이폰 1분기 판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애플은 1% 이상 상승했다.
캐터필러가 2.6%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고, 화이자는 1% 이상 떨어졌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2월 산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에 비해 0.2% 떨어졌다. 이는 시장의 전망과 부합하는 것이다. 다만, 음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에 비해 0.3% 상승해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