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우리 특파원] 춘제(春節, 음력 설) 연휴 이후 안정적 상승세를 이어 오던 중국 증시가 25일 폭락했다. 중국증시는 이날 6%대의 대폭락으로 설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중국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대폭락의 원인으로 주식발행제 조기 시행 관측에 따른 물량 부담과 유동성 경색우려, 거래부진, 자금의 부동산 시장 이동 등을 꼽았다.
약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한 중국 증시는 오후장들어 낙폭을 키우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40% 폭락한 2741.42포인트, 선전성분지수는 7.34% 내린 9551.0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1124개 종목 중 1000개 이상 종목이 하락했고 상승한 종목은 21개에 그쳤다. 석유와 금융섹터가 지수 하락 부담을 키운 가운데, 중국석유(中國石油)·중국인수(中國人壽)·중국석화(中國石化)·중국은행(中國銀行)·중국중차(中國中車) 등은 5% 이상 넘게 하락했다.
이날의 증시 하락은 크게 4가지 원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먼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내달 1일부터 주식발행등록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물량 부담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 속에 A주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공급했던 유동성 만기가 도래하고, 정부 기관의 증시안정자금에 대해 일부 은행이 대출상환을 요구하면서 자금경색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동북(東北)증권 투자고문 궈펑(郭峰)은 "연휴 후 대규모의 역환매조건부채권(RP) 만기가 도래하면서 중앙은행의 대응수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며 "이것이 은행간 금리를 끌어올리고 나아가 증시 자금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바이두(百度)> |
실제로 25일 중국 인민은행은 7일 만기 역RP 방식으로 3400억위안(한화 약 6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이날에만 3400억위안의 역RP가 만기를 맞아 추가 유동성 공급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저점구간에 진입한 중국 증시가 단기적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상하이·선전 증시의 주식 거래량 및 거래액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것 또한 지속적인 반등을 가로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언제든지 공매도 세력의 습격을 받을 수 있는 약점으로 꼽혔다.
아울러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공간이 작아진 점과 최근 위안화 환율이 급등(위안화가치 하락)한 것 역시 A주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주의 향후 향방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타이완 KGI증권 애널리스트 천하오(陳浩)는 “25일의 하락은 일시적인 것으로 부정적 투심이 방출된 것”이라며 “현재 시장이 ‘춘계 공세기’에 있는 가운데 내달 지급준비율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3월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포인트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반등장의 목표치로 천하오는 3200포인트를 제시했다.
궈펑은 “향후 상하이종합지수가 다시 한번 바닥을 찍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최저점이 지난달 27일의 2638.30포인트보다는 높을 것”이라며 “상하이종합지수가 양회 전 2800-3000포인트 구간에서 배회하다가 양회 기간 국유기업 개혁 등이 재료가 되어 일부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 바람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특파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