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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KBS 스페셜’은 25일 오후 10시 ‘슬픔금지-참치사냥꾼 40일의 기록’ 편을 방송한다. <사진=KBS> |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1TV ‘KBS 스페셜’은 25일 오후 10시 ‘슬픔금지-참치사냥꾼 40일의 기록’ 편을 방송한다.
이날 ‘KBS 스페셜’은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속 100kg에 달하는 참치와의 거친 사투를 벌이며 맨손으로 참치를 잡아 올리는 필리핀 술라웨시 섬의 참치 사냥꾼들의 위험천만한 40일을 소개한다.
2008년, 망망대해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배에서 한 달을 보냈지만 참치를 잡지 못하면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하며 어린 사냥꾼 인또이는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법을 익힌다.
그리고 2015년, 훌쩍 자라 어엿한 참치 사냥꾼이 된 인또이. 참치를 사냥하며 그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의 배에 다시 한 번 오른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삶을 위해,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항해하는 참치 사냥꾼들의 수 년 간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인또이는 “여기선 슬픔금지에요. 우울해 보이면 다시 배를 못 타요. 주들이 우울한 사람이 선상 폭동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제작진은 보르네오 동쪽 술라웨시 해에서 참치잡이 배에 함께 올라 한달 남짓 선상 생활을 함께하며, 그 어떤 기계장치도 없이 맨손에 낚싯줄로 참치를 잡는 어부와 바다의 고독한 싸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출항 16일이 돼서야 얻은 첫 참치. 나무 막대기로 참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쳐 70Kg가 넘는 참치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출항 23일째, 또 다른 선원이 100Kg가 넘는 참치 빅아이(Big Eye)를 건져 올렸다. 항해기간 중 14명의 참치 사냥꾼 중 신참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선원이 참치를 잡았다.
참치잡이 배의 신참 인또이(당시 16세)는 한달 남짓 배에서 일했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참치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배에서의 비용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인또이는 참치잡이의 규칙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슬픔 금지’. 우울한 사람은 선상 폭동의 위험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선원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슬픔을 내비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7년 후, 인또이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2015년, 제작진은 인또이를 다시 찾아 참치잡이 배에 다시 올랐다.
21살 청년이 된 인또이는 더 이상 미끼를 만들던 막내 선원이 아니다. 그동안 참치사냥꾼으로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가족들의 집도 장만했다.
하지만 고생과 두려움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 항해기간은 고행의 연속이다.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견디고 나면 폭풍이 찾아와 끊임없이 죽음의 공포가 밀려든다. 밤에는 좁은 공간에서 불편하게 잠들어야 한다. 참치 뿐 아니라 선원들의 목숨도 위협하는 술라웨시 해적들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인또이는 이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뒤로한 채 참치잡이 배에 오른다. 다시 시작된 한 달여의 항해기간. ‘KBS 스페셜’은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술라웨시 해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참치 사냥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단한 삶, 참치 사냥꾼의 꿈은 어디로 갔나
지난 7년 동안 사냥을 위해 바다로 떠나고, 집으로 돌아오고, 또 배를 타는 생활을 반복했다. 30일 간 바다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 진다. 자신만의 가족을 꾸리고, 참치 사냥이 아닌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싶다. 하지만 가난한 어촌에서 평생 참치만 잡아온 인또이에게 다른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는 또 다시 해적과 폭염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바다로 가야 할 것이다.
귀항 후 인또이가 겪는 갈등, 그 뒤에 숨겨진 소중한 꿈, 그 꿈을 막는 험난한 현실. ‘KBS 스페셜’ 제작진은 참치 사냥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또이의 삶을 깊이 들여다본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