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 올해 수익률 비교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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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가치투자의 구루로 통하는 워렌 버핏이 억만장자 기억 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에 압승을 거뒀다.
이들 구루 모두 투자 세계의 전설로 꼽히지만 버핏이 평생 보유할 기업을 매입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데 반해 아이칸은 단기에 고수익률을 추구, 극명하게 대립되는 전략을 취한다는 점에서 엇갈리는 수익률이 시선을 끌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극심한 변동성이 경제 변수는 물론이고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등 정치 사안까지 맞물리면서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버핏형 투자가 해답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워렌 버핏 <출처=AP/뉴시스> |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아이칸 어소시어츠의 보유량 상위 10개 종목의 연초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버핏이 아이칸을 크게 앞질렀다.
금융과 음식료, 유통 섹터로 구성된 버핏의 보유량 10위 종목 가운데 연초 이후 22일까지 4개 종목이 상승률을 기록했고, 5개 종목이 손실을 낸 데 반해 아이칸의 상위 10위권 종목은 같은 기간 단 한 개 종목을 제외하고 일제히 손실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하락폭도 아이칸 보유 종목이 버핏 대표 종목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유 비중 4위인 CVR 에너지가 연초 이후 39%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와 셰니에르 에너지가 같은 기간 각각 19% 급락했고, 이 밖에 제록스와 AIG, 홀로직 등이 두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했다.
아이칸의 보유량 상위 종목 가운데 올들어 상승을 기록한 것은 프리포트 맥모란으로, 17%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최근 급반등에 따른 것일 뿐 상품 가격 급락으로 올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와 달리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0% 손실을 냈을 뿐 웰스 파고(9%)와 IBM(2%), US뱅코프(6%), 다비타 헬스케어 파트너스(7%) 등 나머지 하락 종목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월마트가 올들어 7% 올랐고, P&G(4%), 켈로그(2%), 크래프트 푸즈(1%) 등 상승 종목이 4개에 달했다. 필립스66은 22일 기준 연초 이후 보합을 나타냈다.
버핏은 올해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탄탄한 실적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선망을 얻은 과정에 적지 않은 투자 격언을 남겼다.
대중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모두가 두려워할 때 탐욕을 내야 한다는 조언부터 85세의 거장이 남긴 명언은 적지 않다.
각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이후로 가치 투자가 시들해졌지만 버핏의 주주 서한은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서한에서 버핏은 주식시장의 일간 등락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게임을 이기는 것은 게임에 집중하는 이들이지 시선을 득점판에 고정하는 이들이 아니라고 그는 주장했다.
2년 전 노장의 조언은 매일 널뛰기를 연출하는 최근 증시 상황에도 상당한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지난해 서신에서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동시에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지난 238년 동안 미국에 반하는 베팅으로 수익률에 적중한 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아직 최고의 날들을 보지 못했다는 그의 주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현 상황에 곱씹어 봄 직한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