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거친 수사로 유명한 검사 재욱(황정민)은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살인 혐의로 체포, 15년 형을 받고 수감된다. 누명을 쓴 재욱은 감옥에서 복수의 칼을 갈고, 5년 후 그곳에서 관련 사건을 알고 있는 꽃미남 사기꾼 치원(강동원)을 만난다. 치원이 감옥 밖 작전을 대행해 줄 선수임을 직감한 재욱은 검사 노하우를 총동원, 그를 무혐의로 내보낸다.
영화 ‘검사외전’의 시놉시스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검사의 복수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방점은 복수를 계획하는 재욱이 아닌 복수를 실행하는 치원에게 찍힌다. 연출을 맡은 이일형 감독의 ‘탓’일수도 있고, 강동원의 ‘덕’일 수도 있다. 어찌 됐건 치원 역의 강동원이 등장하면서 관객의 시선은 온전히 그에게 쏠린다.
극중 치원의 대사처럼 강동원은 자칭 ‘A급 명품’ 얼굴을 무기로 여자들은 물론, 관객까지 단숨에 홀린다. 거기에 능청스러운 콩글리시부터 막춤에 애교까지, 대놓고 여심을 저격하니 넋 놓고 당하는 수밖에 없다. 애초에 강동원이 목적(?)이었던 관객이라면 200%, 아니 그 이상의 만족을 느끼며 극장을 나갈 거라 단언한다.
물론 이 같은 강동원표 쇼타임(?)이 가능했던 건 황정민이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판 덕분이다. 강동원의 연기만큼 튀지는 않지만, 묵직하고 캐릭터만의 색깔도 분명하다. 게다가 지난해 초 ‘국제시장’을 시작으로 ‘베테랑’ ‘히말라야’까지 새 작품을 계속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 같은 듯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가히 황정민답다.
배우를 빼놓고 평하자면, 새로운 스토리나 구조가 아니다 보니 기존의 영화들과 연관 지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검사외전’은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개봉해 크게 흥행한 ‘내부자들’ 혹은 ‘베테랑’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정·재계 기득권자의 비리를 파헤치고 주인공 캐릭터가 이들을 응징한다는 점에서 이 두 영화와 궤도를 같이한다. 다만 날 선 문제의식보다는 오락영화의 단순 재미에 더 집중했다는 차이가 있다.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한 가지 더, 한 번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맛이 필요한데 그런 한 방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이는 스토리의 허술함과도 일맥상통하는데 배우들에게 과하게 의존한 느낌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어디에 힘을 받았건 간에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라는 거다. 이 부분에서는 최근 극장가에 걸려있는 영화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15세 이상 관람가, 3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쇼박스㈜>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