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곳 가운데 9곳 전망 빗나가...대우증권만 하단 '여유'
[뉴스핌=이광수 기자] 예상이 깨지기까지 '딱' 열흘이었다. 매년 그렇듯 지난해 12월 국내 각 증권사들은 연간 증시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길잡이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연초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이들이 제시한 전망의 유효기간은 1년, 아니 한달도 유지되지 못했다. 증권가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리서치센터로선 굴욕이다.
국내 10개 증권사(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2월 제시한 2016년 평균 코스피 밴드는 1851p~2228p 수준이다. 하지만 1월21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1840.53까지 떨어지며 증권사 리서치의 예상 밴드 하단을 벗어나버린 것.
가장 빨리 빗나간 예상치를 내놓은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이들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 하단 지지선을 1900p 수준으로 봤지만 이미 지난 11일 이를 하회했다. 전날 종가와는 59.47p, 3.13%나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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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이처럼 코스피 하단 지지선을 높게 봤던 것은 중국 경기를 우호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경기전망 리포트에서 “중국 부양기조 지속에 따라 중국 경기가 연착륙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반등 장세를 전망한 증권사들도 있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정책과 한국 총선으로 상반기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증권 역시 총선 전 재정조기 집행 등을 이유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교보증권(1850~2250)과 삼성증권(1880~2240), 유진투자증권(1870~2200), 현대증권(1870~2220), KB투자증권(1850~2250), NH투자증권(1850~2200)의 코스피 밴드 하단 전망치가 무색해졌다.
반면 독보적으로 낮은 하단 지지선을 내놓은 곳도 있다. KDB대우증권이 그랬다. 대우증권은 올해 코스피 지수로 1700p을 제시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었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신흥국 위기를 가정해 이에 무게를 두고 하단 지지선을 1700p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안 센터장은 “실제 유가 급락으로 인해 중동지역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이 진행되면서 예상했던 부분들이 심화되는 중”이라고 현재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여전히 신행국 위기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코스피 지수는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2일 오전 반등세에 대해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나온 반등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반등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한편 증권사 리서치센터 한 관계자는 “같은 변수를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 있다”며 “수치 도출 과정과 공식은 각 리서치 센터의 고유의 영역”이라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