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회동 무산…국회의장 주도 선거구+쟁점법안 협상 결렬
[뉴스핌=김나래 기자] 새누리당이 1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 소집해 국회선진화법 개정 절차에 착수하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위법으로 점철된 국회선진화법 개정공작은 '원천무효'라며 반발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산회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에 소집된 전체회의에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지난 11일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 권성동 의원이 지난 11일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한 직후 법안을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하는 '부결' 절차를 밟았다. 운영위와 법사위 논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올리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에는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직권상정) 요건을 확대하는 내용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추가됐다. 현행 국회법은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절차에 돌입하자 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논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 상정을 시도하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공작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비판했다.
이춘석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 운영위 간사로서, 운영위 소집과 의사일정에 대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어떠한 협의절차도 거치지 않은 회의는 그 자체로 법적 흠결이 있다"고 비난했다. 국회법 제49조제2항에 따르면 '위원장은 위원회의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간사와 협의하여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수석부대표는 안건 수정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운영위는 안건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열렸고, 새누리당은 회의가 시작된 후 급작스럽게 안건을 변경했다"며 "연서와 협의가 없었기에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의사일정 변경에 준용되는 국회법 제77조에 따르면 의원 연서나 교섭단체 간 협의가 없는 의사일정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다.
여당으로선 야당이 국회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예상해 상임위원회 절차를 건너뛰기 위한 ‘우회전략’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법 87조는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한 법안에 대해 '7일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민주 측은 "국회법 87조는 상임위가 정상적 심사과정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를 가정한다"며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안건을 폐기시킨 때는 87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단 본회의에 법안이 부의되더라도 표결에 부칠지는 여전히 국회의장이 키를 쥐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민주는 이날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폐기 수순에 착수하자 이날 오후 3시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여야 선거구·쟁접법안 협상에 불참하는 등 국회 의사 일정에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 의장은 이날 새누리당 원유철,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선거구 획정 문제와 노동개혁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해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