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인식 확대ㆍ내연기관차와 가격차 축소 호재..저유가는 지켜봐야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자동차의 첫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이 저유가 악재를 뚫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보편화됐고,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차도 줄어든 점은 호재지만, 저유가가 지속될수록 소비자들의 유류비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을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오닉은 경쟁 모델인 토요타 프리우스에 비해 가격과 연비에서 우수하다. 2295만원에서 2755만원(세제혜택 후 가격)으로 책정돼 경쟁 모델인 프리우스보다 600만원 가량 저렴하다. 국내 쏘나타 2.0ℓ 가솔린 모델(2245만~2955만원)의 판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복합 연비는 22.4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로 프리우스(21.0km/ℓ) 보다 높다. 현대차는 가격경쟁력과 높은 상품성을 무기로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3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내년에는 두 배를 뛰어넘는 7만7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사진=현대차> |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2만8801대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수입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26.5%의 성장률을 기록, 자동차 시장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가격에서도 격차를 줄이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저유가가 걸림돌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26.04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도 각각 31.20, 31.03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평균 리터당 1475원을 기록, 최근 1년 사이에 가장 낮다.
저유가는 친환경차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친환경차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감소로 인해 줄었다. 친환경차 시장은 18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닛산의 전기차 리프와, 토요타 프리우스의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리프는 전년 대비 43% 줄어든 1만7000대 판매에 그쳤다. 프리우스도 11% 감소한 18만5000대 판매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미국 휘발유 가격의 최고점은 리터당 0.7달러를 기록, 전년 0.93달러 보다 0.2달러 낮았다. 고유가가 극에 달했던 2008년(리터당 1달러)에 비해선 0.3 달러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0.59달러다.
올해도 국제 유가가 30~4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친환경차 시장에 본격 뛰어든 현대차로서는 험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사전계약의 실적을 보더라도 쉽지 않은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이오닉의 사전계약대수는 1000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열흘간 진행한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저유가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고연비와 높은 주행성능, 배터리 평생 보증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