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하모니는 언제나 아름답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로 만든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영화 ‘오빠 생각’은 노래로 하모니를 맞춰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것도 전쟁으로 혼자가 돼버린 아이들. 즉, 이 영화는 노래, 전쟁, 가족, 아이 등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관객의 눈물샘을 쉽게 자극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출발했다.
그래서일까. 극중 인물 개개인의 사연이나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을 특별하게 그리진 않았다. 언제나 예상 가능한 지점에서 예상 가능한 상황이 펼쳐진다. 때로는 그 과정이 너무 친절해서(?) 촌스럽다는 느낌도 받는다. 하지만 그간의 이한 감독 작품이 그렇듯, ‘오빠 생각’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는 힘이 있다.
아마 거기에는 우리가 가장 듣고 싶었던, 분명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한 감독은 아직 세상엔 선이 있다고, 그리고 우리를 살게 하는 게 결국 이 선이라고 또 한 번 말한다. 군인부터 동네 양아치까지, 순수한 아이부터 슬픔을 삼키는 법이 더 익숙한 어른까지. 이한 감독은 모든 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토닥이며 마침내 위로가 고팠던 관객까지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처음으로 원톱을 맡은 임시완은 한 뼘 더 성장했다.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이란 전제 조건을 지운다고 해도 꽤 훌륭하다. 특히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그의 시리도록 차갑거나 눈물 날 정도로 따뜻한 눈빛 연기가 놀랍다. 물론 이희준과 고아성, 이레 또한 의심할 여지 없는 열연을 펼친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을 마음껏 울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동구를 연기한 정준원이다. 초반 강렬한 연기로 관객을 휘어잡은 그는 밤하늘의 별이 되는 그 순간까지 관객들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이레와 임시완의 결정적 대사에 눈물이 쏟아지는 이유는 비단 두 사람만의 공이 아닌 관객의 감정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퇴장한 정준원 때문이란 의미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영화에는 듣는 즐거움도 있다. ‘오빠 생각’ ‘고향의 봄’ ‘나물캐는 처녀’ ‘즐거운 나의 집’ ‘목장길 따라’ 등 어린이 합창단의 화음으로 재탄생된 아름다운 하모니가 귀를 즐겁게 한다. 오는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