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 <사진=JTBC> |
[뉴스핌=장주연 기자] 지난 8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손석희와 정우성,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는 이들의 이름이 종일 포털 사이트를 장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뉴스룸’ 때문이다.
앞서 정우성은 7일 방송된 JTBC 간판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 문화초대석에 출연, 배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뿐만 아니라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역할, 그리고 사회봉사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날 대담의 주제는 당일 개봉한 정우성의 신작 ‘나를 잊지 말아요’였다. 고로 이날 정우성의 출연 목적은 ‘영화 홍보’였다.
정우성을 비난하고자 꺼낸 말은 아니다. 사실 정우성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영화 홍보는 배우의 본분. 게다가 ‘뉴스룸’ 문화초대석이 ‘해피투게더3’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영화 홍보의 장이 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니까.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그건 초심을 잃은 ‘뉴스룸’ 쪽이다.
초심을 잃었다는 건 문화초대석이 처음부터 개봉 영화 홍보 자리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오히려 초반에는 ‘제보자’ 임순례 감독과 류영준 강원대 교수(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카트’ 염정아와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와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영화를 들고 세상 밖으로 나온 목적과 과정에 집중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뉴스룸’은 단순 영화 홍보의 장으로 변질됐다. 영화 개봉에 맞춰 톱스타급 주연배우가 출연, 날씨를 전하거나 마술을 선보이는 등 특급 팬서비스(?)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화제를 모았던 배우 강동원의 일기예보(왼쪽) 장면과 고아라의 마술 시범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
누가 봐도 이들의 출연은 작품을 위해서였고 실제 영화 홍보에 꽤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최근 출연자 중 대표적인 예를 꼽자면 ‘협녀, 칼의 기억’ 김고은, ‘검은 사제들’ 강동원, ‘히말라야’ 황정민, ‘조선마술사’ 고아라 등이다.
대개 문화초대석 출연은 ‘뉴스룸’의 제안으로 시작한다. 영화 홍보사 한 관계자는 “예능 출연은 담당 작가와 주로 접촉한다. 요청이 오는 경우도 있고 영화 콘셉트와 맞으면 우리가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뉴스룸’도 비슷한데 우리의 경우 먼저 제안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영화 관계자나 배우들이 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다. 신작 홍보도 되고 뉴스라는 매체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득이 크다. 출연자 중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검은 사제들’ 강동원과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 영화의 홍보를 맡은 강효미 퍼스트룩 이사는 “아시다시피 두 분 모두 예능에는 출연을 잘 안한다. 홍보 과정에서 논의하다가 배우들과 맞고 예능이 아닌 보도 프로그램이라 출연 여지가 더 있을 듯해서 제안했다. 배우들도 여러 이유로 오케이를 했다. 두 분의 공통점은 평소 ‘뉴스룸’을 즐겨보고 손석희 앵커에 대한 호감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예능을 꺼리는 스타들 역시 대중의 신뢰를 받는, 영향력 있는 언론인과 대담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가 진정성 있게 전달될 수 있다고 여기는 거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방송이 끝난 후 출연 배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배우 강동원(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윤계상·고아라·김고은 <사진=JTBC> |
문제는 이게 ‘뉴스룸’ 문화초대석 전체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는 것. 물론 “뉴스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시선도 있지만, “보도 프로그램의 본분을 잊어가는 느낌이다”(real****), “점점 시청률을 의식하는 건가?”(sdfd***) 등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중의 반응에 민감한 손석희 역시 이를 모르진 않는다. 이런 지적을 의식이라도 한 듯 손석희는 지난 7일 ‘뉴스룸’ 문화초대석 진행에 앞서 “누군가는 왜 뉴스에 대중문화 인물이 나오느냐고 하시는 데 우리는 필요 이상의 엄숙주의를 지양한다. 대중문화는 우리 삶의 대부분”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반면 JTBC 측은 이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JTBC 홍보팀은 “섭외 기준이나 과정을 홍보팀에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뉴스룸’ 관계자 역시 “문화초대석과 관련된 것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