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부 최대 가전 유통매장서 LG 올레드 TV '대세'
[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핌 황세준 기자] "경쟁사 최상위 모델 대비 1000달러 이상 비싼 갭을 유지하면서 판매 중입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최대 가전 유통매장인 프라이스(Fry’s Electronics)에서 만난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현지 판매전략을 이 같이 설명했다.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프라이스 매장에서 확인한 LG전자 제품들의 가격은 하나같이 경쟁사들보다 비쌌다. 경쟁사가 500달러의 프로모션(할인)을 걸 때 LG전자의 할인폭은 200달러 수준이다. 이런 비싼 가격에도 LG전자 제품들을 찾는 소비자들은 늘어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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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Fry's Electronics)의 네바다 지점에서 직원이 고객들에게 LG 울트라 올레드 TV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프라이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22억달러(한화 약 2조000억원), 직원수 1만4000명에 이르는 미국 서부지역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 업체다. 특히 프라이스 네바다 지점은 미국 내 프라이스 매장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 중 하나로 손꼽힌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장사진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미국 서부 15번 고속도로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진입하면 미국 서부지역 최대의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프라이스(Fry’s Electronics)의 네바다 지점이 바로 보인다.
프라이스 매장내 홈씨어터 룸에는 77형 울트라 LG 올레드 TV(모델명: 77EG9700)가 특별 전시돼 있었다. 매장 점원은 “올레드 TV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제품 중 하나”라며 "가격이 단품으로는 2만5000달러인데 옆방에 전시된 프리미엄 오디오와 패키지로 묶어 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LG 울트라HD TV는 평소 대비 5배 이상 팔려 나갔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 중에서도 가장 비싼 울트라 올레드 TV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만 평소 대비 3배 이상이 판매됐다.
LG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울트라 올레드 TV는 지난해 4월 이 매장에 입점해 매달 두 배 이상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미국 중산층 범용 크기가 65인치였는데 작년말과 올해부터 70인치대로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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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Fry's Electronics) 네바다 지점에 LG전자 제품을 배송하는 모습. <사진=LG전자> |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북미 시장은 울트라HD 비중이 이미 지난해 40%에 육박했고, 올해에는 풀HD TV를 뛰어 넘어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해 올레드 TV도 미국 시장에서 울트라HD의 판매 비중이 풀HD의 두 배를 넘어섰고 올해는 90%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미 소비자들은 가격은 비싸지만 압도적인 화질의 올레드 TV에 지갑을 열고 있다. 지난해 북미시장에 팔린 전체 TV의 평균판매가격은 492달러. LCD TV의 평균판매가격이 488달러인데 비해 올레드 TV는 3670달러였다. 울트라 올레드 TV의 판매 비중이 늘면 LG전자의 프리미엄 TV 시장 지배력은 높아지게 된다.
LG전자는 유통망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올레드 TV 대중화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북미지역을 세분화하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춰 협력을 강화하고 유통업체들과 함께 매장 내 전시, 다양한 판매 프로모션 등을 통해 올레드 TV 판매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미국법인 관계자는 "지역 유통은 소비자들과 밀착돼 있어 영향력이 높다"며 "올해 북미시장에 운영하던 올레드 TV 제품군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북미시장에서 LG 올레드 TV는 이미 최고의 TV로 인정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화질 기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이하 HDR) 기능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며 “HDR기능을 갖춘 최고의 TV는 LG 울트라 올레드 EF9500 시리즈(the year’s best HDR-capable TV, hands down the best TV of 2015, is LG’s 9500 OLED line.)”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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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 매장에서 삼성전자 SUHD TV에 LG로고가 박힌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황세준 기자> |
미국 소비자평가잡지인 컨슈머리포트에서도 올레드 TV는 대형 TV부문에서 1위를 싹쓸이했다. LG 올레드 TV는 최근 50인치대에 이어 60인치 이상 대형 TV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을 싹쓸이 하며 최고 TV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프라이스 매장에서는 LG전자의 세탁기 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LG 트윈워시는 매장 내 진열된 제품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트윈워시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아래에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한 혁신 제품이다. 두 대의 세탁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각각 사용할 수도 있다.
트윈워시는 고가 모델의 경우 약 2500달러로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세탁기로는 가장 비싸다. 건조기와 함께 구입하면 5000달러에 육박한다. 회사측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세트로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트윈워시가 초(超)프리미엄 대표 세탁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법인 관계자는 "우리가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저가 제품 등 브랜드 전체 포지셔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 드럼세탁기를 출시한지 4년 만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분기까지 9년째 매출액 기준으로 드럼세탁기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2년은 연간 점유율이 25%를 상회한다.
회사측은 올해 트윈워시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두면 미국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9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33.6%의 점유율을 기록해 약 1/3을 차지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티븐슨 컴퍼니(Stevenson Company)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드럼세탁기 브랜드별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 25.6%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와는 약 5% 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베스트바이(BestBuy), 홈디포(Home Depot), 로우스(Lowe’s), 프라이스(Fry’s)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에 트윈워시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트윈워시는 출시 전부터 미국 유통 업체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아 LG 세탁기 중 처음으로 한국에서 미국까지 항공편으로 수송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 LG전자가 트윈워시를 판매하는 매장은 기존의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급 세탁기가 팔리는 매장보다 2배 이상 많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지역 단위의 유통채널까지 트윈워시를 확대 공급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회사측은 트윈워시만의 강점인 분리세탁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연말 LG 트윈워시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두 종류의 세탁이 동시에 가능한 트윈워시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한편, 해외 언론 반응도 긍정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1월 트윈워시를 소개하며 "드럼세탁기와 다른 세탁기를 결합한 업계 최초의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고 씨넷(CNET)은 “부피가 큰 세탁물은 상단에, 부피가 적고 별도 세탁이 필요한 세탁물은 하단에 넣어 2가지 세탁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