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자본시장 발전위한 과제…모험자본 공급기능 강화, 투자자 신뢰 확보 등 중요
[뉴스핌=이보람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내년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과제로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의 성공적인 정착을 꼽았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하고 투자자 신뢰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데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황 회장은 31일 발표한 2016년 신년사를 통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구조적 저성장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과 자본시장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2015년 중국자본시장 특별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김학선 기자 |
황 회장은 "2015년은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면서도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쌍방향 개혁을 추진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ISA와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도입, 퇴직연금 운용 규제 개선, 증권회사의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 허용 등의 성과를 이뤘다는 것이다.
내년 역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기자본 8조 대형증권사의 출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새로운 환경 변화가 예고된 만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전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황 회장은 특히 "본격적인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이해 국민들의 재산형성과 노후대책 마련을 도울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형 ISA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IPO나 채권발행과 같은 전통적 공모시장을 통한 인수업무뿐 아니라 사모·비상장 증권 중심의 사적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공급 솔루션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투자자 신뢰 확보와 적극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 네거티브 규제 마련 등을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황 회장은 "옛말에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무리 여건이 어렵더라도 유능한 조직은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뜻"이라며 "많은 변화와 도전이 예상되지만 이에 당당히 도전한다면 새로운 혁신과 진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2016년 신년사
[인사말]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금융투자협회 가족 여러분!
2016년 붉은 원숭이해의 붉은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펼쳐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5년 회고]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우리 증권시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2,000 포인트 부근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연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리 금융투자업권의 경우도 상반기 일시적인 회복에도 불구하고 증권회사들의 점포와 임직원수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 개혁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쌍방향 개혁을 추진하여 업계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을 이룬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업계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도입과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의 도입, 퇴직연금 운용규제 개선 등 저금리 시대에 국민의 종합 자산관리를 위한 유용한 수단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신용공여 확대 방안 마련, 증권회사의 사모펀드 운용업 겸영 허용, 외국환업무규제의 네거티브 방식 전환 등 금융투자회사의 IB업무 확장을 위한 제도적 진전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묵묵히 맡은 바 노력을 해주신 업계와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6년 금융투자산업의 대내외 여건]
올해 또한 벽두부터 미국 금리인상의 여파와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의 회복부전(回復不全)과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도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고령화와 이로 인한 저성장의 고착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산업 내부적으로도 자기자본 8조원 규모의 대형증권사 출현으로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되었고, 인터넷전문은행, 크라우드펀딩 등 IT 혁신을 앞세운 금융비즈니스 모델의 격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출범과 독립투자자문업자 도입,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 등으로 우리 업계와 자본시장은 올 한해 어느 때보다 큰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협회 가족 여러분!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구조적 저성장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역동성을 되찾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의 역할, 특히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으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올 한해 우리 업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 업계는 본격적인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이하여 국민들의 재산형성과 노후대책 마련을 도와드릴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한국형 ISA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 중위험·중수익 상품개발, 개인·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운용능력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의 재산을 늘리는 행복창출산업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됩니다. 특히 새로 도입되는 ISA는 획기적인 세제혜택 상품으로서, 우리 금융투자업계가 계좌설정에서 자산관리까지의 전 과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금융투자산업은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IPO, 채권발행 등 전통적인 공모시장을 통한 인수업무뿐만 아니라, 사모·비상장 증권 중심의 사적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공급 솔루션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금융투자산업은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 신뢰 확보를 비용이 아닌 핵심적인 경영전략으로 삼아야 합니다. 금융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입니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업계는 법과 규제에 의한 규율뿐만 아니라 업계 스스로의 자율규제와 내부통제 선진화를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넷째, 금융투자회사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의 50%는 아시아 및 신흥시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자본투자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위시해서 아시아 시장으로 우리의 금융영토를 과감히 넓혀가야 합니다. 또한, 위안화의 SDR 편입, AIIB 출범 등 금융과 인프라 부문에서도 부각되고 있는 중국과 위안화 관련 상품개발을 통해 자본시장 교류를 확대하고, 위안화 역외금융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해 가야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자율과 창의가 충분히 발현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 규제체계를 원칙중심,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본시장법이 도입된지 7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자본시장 규율체계는 하위 법령상의 열거주의 체계, 사전감독 관행의 지속 등으로 인해 당초 자본시장법의 제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가 강한 지금이야말로 전반적인 규제체계의 정비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 협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맺음말]
업계 임직원 및 협회 가족 여러분!
오늘은 숨가쁘게 달려온 2015년을 뒤로하고 희망찬 2016년을 맞이하는 첫 날입니다.
올 한 해도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에는 많은 변화와 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옛말에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시장여건이 어렵더라도 유능한 조직은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16년 우리 앞에 다가올 변화에 당당히 도전한다면, 우리 금융투자업계는 새로운 혁신과 진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