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 관여' 인정·아베 "총리로서 사죄"…'법적 책임' 등 명시 안돼
[뉴스핌=함지현 기자] 한일 양국이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일본군(軍) 위안부 문제를 타결지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1시간 20여분 가량의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반성 표명',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 출연' 등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우선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당시 군이 관여했음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또한 아베 총리가 기시다 외무상을 통해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위안부로서 고통을 겪고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지난 2012년 취임한 이후 '사죄와 반성'의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일본 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97억원)을 출연하는 방식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조치를 착실히 시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비판을 자제하기로 했다. 또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소녀상 이전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한일 양국 언론을 통해 소녀상이 이전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위안부 피해자들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을 이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상 취임 이후 위안부 문제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왔다. 이번 타결로 인해 한일 관계의 갈등요소가 제거된 셈이라 향후 외교적인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법적 책임'과 '강제연행' 이라는 표현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반발 등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위안부소녀상 이전과 관련, 양측이 시각차를 보이며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측은 일본 측의 우려 표명이 있었으니 그에 따라 관련 단체와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전을 약속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일본 측에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녀상의 이전이 가능할 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