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개혁과제 성과 점검회의 주재…"민생·경제 입법은 국회 의무"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만약 국회의 비협조로 노동개혁이 좌초된다면 역사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여야 정치권에 노동개혁관련 5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5년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핵심개혁과제 성과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노동개혁은 우리 청년들의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인 만큼 어떤 이유로도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정략적 흥정이나 거래의 수단이 돼서도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동개혁 입법은 지금까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지난 12월2일 여야 지도부가 노동개혁 법안 논의를 즉시 시작해서 임시국회에서 합의를 통해 처리를 하기로 국민에게 약속을 해놓고도 지키지 않고 있는데 민생과 경제를 위한 입법은 국회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과거의 정치는 지금의 역사고, 또 지금의 정치는 미래의 역사라는 말이 있지 않냐"며 "국민에게 중차대하고 나라 미래가 걸려있는 이런 일들을 어떻게 대했고, 어떻게 처리했고, 어떻게 노력했고, 어떻게 방임했고, 어떻게 게을리했고 하는 이 모든 것이 미래의 역사에 남는다는 생각을 할 때 정말 모두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또한 "그런 자세로 일을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정신이 번쩍 들 것인데 정말 모두가 역사를 대하는 마음으로 노동개혁 등의 과제들을 대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개혁과 창조경제, 경제혁신 등 현 정부 중점 개혁과제의 지난 성과들을 되짚으면서 각 부처가 내년에도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우선 공공개혁과 관련해 공무원연금 개혁,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공공기관 정상화 등을 언급한 박 대통령은 "예산 낭비나 비효율의 관행은 오랫동안 쌓여 왔던 것이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개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강도 높은 재정개혁과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통해서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노동개혁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확산,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도입, 일·가정 양립 지원 등을 성과로 언급하면서도 "지난 9월 120여 차례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서 17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냈지만 아직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교육개혁과 관련해선 자유학기제, 일·학습 병행제, 국가직무능령표준(NSC) 도입 등으로 교육과 취업 현장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제 이런 희망의 싹을 구체적 결실로 키워서 우리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교육개혁 과제들의 성패는 결국 현장에 달려 있는데 관련 제도들이 현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가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금융개혁에 대해선 "초기에는 잘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성과물들이 하나둘 구체화되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계좌이동서비스, 비대면실명확인, 기술금융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나아가 "내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개시하고 크라우드 펀딩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면서 금융산업에 보다 큰 변화가 일어날 텐데 새 제도들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개혁과 대출 중심의 기술금융을 이제 투자로 확대하는 혁신과제들도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기울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17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 문화창조융합센터 출범, 에너지신산업 육성, 한·중 및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공급 등을 올해 핵심개혁과제 추진에 따른 성과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사실 4대 개혁은 정부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주로 뒤로 미뤄놨던 것들"이라며 "하지만 수술을 뒤로 미룰수록 병은 커지고 치료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지금 수술을 해야만 국가사회 전반의 활력과 건강을 되찾을 수가 있다"며 "여러분께서 막중한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새해에도 4대 개혁 추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책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할 24개 핵심개혁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해 나가기로 했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4차례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를 열어 과제별 추진 성과와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개혁의 실천, 현장의 체감, 국민의 행복'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교육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들과 공무원 연금 수급자, 취업준비생 자유학기 참여 중학생 등 정책수요자와 전문가 약 130명이 참석했다.
핵심개혁과제에 대한 보고와 토론은 공공·금융개혁, 노동·교육개혁, 창조경제·경제혁신 등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세션별로 소관부처 장관들이 추진성과를 보고하고 과제별 정책수요자들이 토론에 함께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청와대는 "오늘 점검회의 결과는 내년도 국정운영 방향 설정과 부처 업무계획 등에 반영해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