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에 필요한 성능 찾는 소비자 심리 공략
[뉴스핌=황세준 기자] 중저가 외산 스마트폰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명맥이 끊겼던 윈도우폰까지 재등장한다.
15일 대만 IT기업인 에이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0을 운영체제로 탑재한 신제품 스마트폰 ‘제이드 프리모’를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윈도우폰이 국내 시장에 재등장하는 것은 노키아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지난 2013년 이후 3년만이다.
에이서는 국내 시장에서 구축해 온 ‘제품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한 기업’ 이미지에 맞게 이 제품을 중저가 수준(40~50만원대)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외신 GSM아레나도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450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0월 보도한 바 있다.
김남웅 에이서코리아 총괄본부장은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통신사를 통하든지, 자급제를 선택하든지 여러 방법이 있는데 아직 최종 가격과 출시 방법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 모델이 에이서의 윈도우10 스마트폰 '제이드 프리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에이서코리아> |
같은날 중국 기업인 화웨이도 출고가격 15만4000원인 저가 스마트폰 'Y6'를 오는 16일 LGU+를 통해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LGU+의 'New음성무한 29.9'요금제를 선택하면 13만4000원의 공시지원금(보조금)이 나온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15%) 2만원을 별도로 받으면 ‘공짜폰’이 된다.
올리버 우(Oliver Wu) 화웨이 디바이스 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확산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Y6는 꼭 필요한 기능만을 간추려 효율성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보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봇물은 지난 9월 AOA의 설현을 모델로 내세운 TG앤컴퍼니의 ‘루나’가 44만9900원에 출시되면서 터졌다. 이 제품은 아이폰 느낌의 세련된 디자인과 프리미엄폰 수준의 성능으로 출시 3개월만에 12만대를 판매했고 이달 중 15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0월 20일에는 LG전자가 5.2인치 구글 순정폰(레퍼런스폰) ‘넥서스 5X'를 출고가격 50만8200에 내놨다. 한 달 후엔 KT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37만4000원짜리 중저가폰 ’갤럭시 J7‘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삼성페이 기능을 추가한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 A7', '갤럭시 A5', '갤럭시 A3’ 2016년형을 동시에 공개했다.
전파법 위반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인 중저가 패블릿(폰+태블릿) ‘하니폰’도 한 단계 업그레이 해 내년 초 출시된다. ‘하니폰’은 레노버의 6.8인치 스마트폰 ‘팹플러스(Phab+)’를 가리키는 별칭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애플마저 내년에는 중저가폰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외신을 통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제조사들이 이처럼 중저가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게 된 배경으로 보조금을 33만원으로 제한한 ‘단통법’을 꼽는다. 소비자들이 비싼 폰을 싸게 구할 수 없게 된 현재 적당한 폰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기를 원하는 심리를 파고든 전략이라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결과 지난해 7~9월에 21.5%였던 중저가폰 판매 비중(수량 기준)은 올해 같은 기간 34%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모델이 뚜렷한 이슈 포인트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되고 있었는데 중저가 스마트폰이 플래그십 모델과 비등한 성능과 디자인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동통신사들은 단통법 초기 중저가폰에 낮은 보조금을 책정했지만 최근에는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얹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루나 단말기 보조금을 31만원으로 올렸다. KT는 갤럭시 J7에 33만원을 책정했고 LG유플러스는 갤럭시 A5에 최대 31만3000원을 보조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