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긴축 예상은 선반영, 일본 지표 강세도 작용
[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금리인상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한 달 최저치로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하루 낙폭으로는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 그 배경과 추세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오후 2시24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의 달러/엔은 전날 종가보다 1.09엔, 0.89% 하락한 121.62엔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시장 마감 시점 부근에 기록한 121.08엔보다는 낙폭을 줄인 것이다.
주요 6대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전날 뉴욕시장에서 97.223을 기록하며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이날 97.476포인트까지 일부 낙폭을 줄였다.
최근 1년 달러/엔 환율 추이 <출처=블룸버그닷컴> |
무엇보다 미국 금리인상 재료가 이미 달러/엔 환율에 선반영된 가운데, 원유선물 가격 하락과 글로벌 증시 약세 등 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엔화 매수자금 유입의 영향이 크다.
◆ FOMC 재료 선반영, 유가 하락, 일본 지표 강세
다음 주 15일과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은 이미 충분히 시장에 반영된 데다, 세계경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후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예상 때문에 엔화 매수에 힘이 실린 것이다.
또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약세를 이어가자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오려는 움직임이 엔화 매수로 이어졌다.
FOMC를 앞두고 달러화 순매수 포지션 일부가 청산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BNP파리바의 외환분석가들은 논평을 통해 "지난주 미국 달러화 약세로 FOMC 이후 달러화 순매수 포지션에서 스퀴즈가 발생할 위험이 줄어든 데다,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환율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번 주 발표된 일본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물가, 기계수주 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온 것이 엔화 매수 심리를 도왔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일본 증시 낙관 및 달러 강세론자 조차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정책 도입이 생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엔 강세 흐름에 힘을 더했다.
이날 골드만삭스의 바바 나오히코 이코노미스트는 "애초에 내년 1월 정도에 BOJ의 추가 완화 결정을 예상했지만, 지금은 그 시점이 4월은 되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물가의 선행지표인 도쿄 근원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달리 0.4%에서 0.6%로 높아졌다"면서 "또 기업통계 상 설비투자가 시장 컨센서스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며 판단 변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BOJ 정책행보를 알려면 지금으로서는 매우 불확실해 보이는 내년 봄 '춘투' 임금협상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일본 증시 및 달러/엔 환율 전망을 놓고 일부 대형 투자은행들 간에 첨예한 시각차이가 드러났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주식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달러/엔이 130엔 선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반면, 모간스탠리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주식에 대해 '매도'의견을 내놓고 달러/엔은 115엔까지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