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PD,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왼쪽부터)이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SBS사옥에서 진행된 ′K팝스타5′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BS> |
‘K팝스타’는 ‘슈퍼스타K’ 다음으로 장수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최근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예전만큼 재미를 못 보는 가운데 ′K팝스타′의 시동은 사실 반갑기만 한 건 아니다. 반복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시청자의 피로감은 높다.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마다 시청자들은 “또 오디션 프로그램이냐”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같은 위기 속에 ‘K팝스타’가 시즌5로 다시 시청자를 찾았다. 앞서 ‘K팝스타5’ 심사위원 유희열은 “꿈은 겹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다. 시청자가 참가자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가 말한 꿈을 향한 도전의 의미가 통했던 것인지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한 ‘K팝스타5’의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다. 첫 회 시청률은 11.5%로 지난 시즌 기록한 10.6%보다 0.9%P 높다.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K팝스타5’만의 강점은 타 프로그램과 달리 국내 굴지 연예기획사 관계자가 참여한다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과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박진영, 안테나뮤직의 유희열이 심사위원인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참가자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양성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K팝스타’는 이하이, 악동 뮤지션, 박지민, 백아연 등을 빠르게 가수로 데뷔시키며 다시 한번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K팝스타5’에는 타프로그램에 비해 참가자의 눈에 띄는 성장 과정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번 시즌5의 첫 회에서도 드러났다. ‘K팝스타3’에 이어 재도전한 정진우는 이날 자작곡을 준비했다. 그의 노래를 들은 심사위원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은 노래 전반에서 동시에 패스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의 성장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또 이날 방송 말미 시즌3에 출연한 ‘땡큐소녀’ 브로디의 재도전을 본 심사위원들은 그의 일취월장한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사라, 서경덕과 유희열, 'K팝스타3'에 이어 시즌5에 도전한 정진우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SBS `K팝스타5` 방송캡처> |
그러나 한편으로는 ‘K팝스타5’의 꿈과 도전의 의미가 주말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Mnet 김기웅 국장 또한 ‘슈퍼스타K7’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재능 있는 일반인을 발굴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이 필요하다면 폐지는 없을 거다. 제가 안할 수는 있지만 Mnet에서 ‘슈퍼스타K’를 폐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편성에 대한 고집을 밝혔다. 그러나 ‘슈퍼스타K7’은 처참하게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또한 방송계 트렌드를 봤을 때 이전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K팝스타5'의 포맷은 위기일 수 있다. 최근 가요 예능은 JTBC ‘히든싱어’와 MBC ‘복면가왕’ Mnet ‘너의 목소리와 보여’와 같이 미스터리 음악쇼로 진화해왔다. 단순히 가창력이 뛰어난 실력자와 꿈을 향한 도전보다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초부터 방송가는 본격적으로 맛을 주제로 한 요리 방송(쿡방)과 먹는 방송(먹방)에도 눈을 돌렸다. 일주일간 회사나 학교에서 시달린 시청자들은 힘들게 도전하는 이들을 보기보다 오락용으로 소비할 수 있고 눈요기용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K팝스타5’는 자체 최고 첫 시청률 기록을 깼다. 하지만 여전히 동시간대에서는 꼴찌다. 지난 22일 방송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시청률은 13.8%, MBC ‘진짜사나이2’는 14.7%였다. 경쟁 프로그램과 차이를 좁혀나가야 하는 것이 ‘K팝스타5’의 성공을 이끌 요인이다. 사실 이 세 프로그램의 경합은 메인매치다. ‘1박2일’과 ‘진짜사나이’ ‘K팝스타’ 모두 다년간 방송사를 이끈 주요 프로그램이자 시즌제로 선보이는 대표 방송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K팝스타5’가 한물 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